-
-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 이생진 산문집
이생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1월
평점 :
구순을 맞이한 '섬 시인'이생진 시인의 산문집이다. 1997년 펴낸 첫번째 산문집의 개정증보판으로, 그의 글과 스케치가 함께 담겨있다.
그의 섬사랑은 엄청나다. 평생 우리나라 3000여개 섬 가운데 1000여곳에 발을 들이고 시를 썼다.
'시인은 가진 것이 시밖에 없어서 시인은 시를 가지고 바다를 지키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그의 문장구석구석에 섬에 대한 애착이 묻어난다. 1978년에 펴낸 대표작 < 그리운 바다 성산포> 는 40여년 넘게 사랑받으며 그를 명예 제주도민으로 만들어주었다.
나는 요즘 작가의 사유, 시선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인가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시인의 깊이있는 고독과 발자취에 흠뻑 젖어감을 느꼈다. 문장은 무겁지 않게 툭 던지지만 절대로 가볍지 않은 마음들이 가득하다.
개정판을 위해 다시 쓴 그의 서문에는 20여년 전에 펴낸 자신의 산문집을 다시 읽어보니 책속에 담긴 자신의 모습이 행복해보인다고 했다. 내가 봐도 섬에서 고독을 말하면서도 그는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곳에 있었고 행복해 했음이 느껴진다.평생을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시를 쓰며 살아온 그의 한 길 인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섬에 와서 좋은 것은 나를 나대로 놔둘 수 있는 자유라고 그는 말한다. 그가 섬을 좋아하는 만큼 나는 그의 시와 글이 좋아졌다. 이생진 시인의 산문집과 서문집을 동시에 읽으며 그를 알아갈 수 있어 요즘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