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살다 - 이생진 구순 특별 서문집
이생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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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시인'이라는 매우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이생진 시인이 '구순'을 기념하여 그간 써냈던 시집들의 서문을 모은 서문집을 펴냈다.1955년부터 시작된 그의 시 인생을 이 서문들을 통하여 엿볼 수 있다.

"나는 시를 읽게 쓰지 않고 가고 싶게 쓰나 보다. 왜냐하면 내가 가고 싶은 데를 찾아가서 시를 쓰니까. 나는 늘 가고 싶은 데를 찾아가고 있다. 그것도 번화한 데가 아니라 조용하고 쓸쓸한 데를 찾아가고 있다."  <먼 섬에 가고 싶다 후기> 중에서.

그의 서문들만 읽었는데 섬, 바다, 고독을 향한 그분의 무한한 마음이 온전히 느껴진다. 특히 마라도 우도 등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며 나 역시 그 섬을 이유 없이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알 수 없는 애잔한 마음을 그저 가지고 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시로 풀어낸다는 것에 부러움과 존경심이 생겼다. 1978년에 펴낸 <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시집은 4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사람들은 그를 '제주자치도 명에도민'으로 맞이하게 된다.

첫번째 시집 <산토끼>부터 서른여덟번째 시집 <무연고>에 이르기까지 그의 한길 시 인생에 대단히 숙연한 마음이 든다. 제주를 자신의 '시의 고향'이라 말하는 그의 글들에는 내가 사랑하는 제주가 가득들어 있다. 오름이 나오고 지슬이 나오고 동백꽃이 나오고 숨비소리가 나온다. 너무 늦게 알아버렸지만 지금이라도 이 시들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섬에서 온전히 행복하면서 고독해지는 그의 이야기들 덕분에 내 기분이 너무 고독한 동시에 그립고 행복해진다. 시집을 사서 읽어야겠다. 다음번 제주에 가서는 나도 시를 써야겠다. 삶이란 썩지 않도록 자기 몸을 관리하는 거라는 문장이 마음에 맴돈다. 왠지 모르게
여운이 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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