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이유미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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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는 작가의 생각과 자신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두가지 타입을 만나게 된다. 나와 비슷한 타입, 나와 비슷하지 않은 타입
책으로 만난 이유미 작가는 나와 비슷한 타입이었다. 제목의 '그럼에도'라는 단어는 보통, '그럼에도'를 중심으로 앞뒷문장에 서로 다른 방향을 가르킨다.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라는 제목이 왔다는 건 실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더 많다라는 게 아닐까 싶었다.

저자가 내키는대로 삶을 살지 못할만한 여건이 여러가지가 있는 듯 보였다. 환경, 성격 등.. 퇴직하는 날까지도 야근을 성실하게 해주고 있는 모습에서 결혼식 전날 11시까지 홀로 야근하고 있던 내모습이 겹쳐졌고 학창시절 많지않는 친구가 혹시 다른친구와 더 친해져서 내가 외로워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며 지내야했던 학창시절에서 똑같이 소심하게만 학창시절을 보낸 내 모습이 보였다. 성격적인 부분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고 '그럼에도'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들에서도 비슷한 방법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내가 어느 정도로 예민했었냐 하면 아침에 머리를 감으려고 세숫대야에 물을 받고 고개를 숙일 때마다 억울한 감정이 떠올랐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그때마다 짜증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심각한 일도 아니었는데, 내가 만들어낸 억울한 감정에 갇혀서 나를 못살게 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찾아 읽었다. 심리 치료와 마음먹기, 감정 다스리기에 대한 책들이었다. 그나마 책에서 위로를 받받아 그 순간을 덤덤히 넘길 수 있었다.     120P

내키는 대로 사는 데 이 책이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 이유미씨에겐 미안하지만, 내가 생각한 '내키는대로 사는' 행위는 이 책에는 없다. 사실은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나같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싫은티를 팍팍 내고 할말을 똑부러지게 해대며 내 의사를 표현하는 일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쿨해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적당히 하고싶은대로는 하고 살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참으로 현실적인 조언같아서 맘에든다. 지금보다 한뼘 쯤만 더 내키는대로 나가보는 일은 가능할것 같다.

책이 너무 좋고 글쓰기가 너무 좋은 그녀의 다음 에세이도 기꺼이 내키는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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