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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내가 좋아하는 두명의 카피라이터가 있다. 정확히는 그들이 쓴 에세이를 좋아한다. 김하나 작가의 '힘빼기의 기술'과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을 읽는 동안 나는 긴 여행을 떠나보기도 했고 사소한 일에 예민하던 하루에서 벗어나 조금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김민철 작가의 신작 '하루의 취향'에서는 소확행, 즉 작은데서 행복을 찾는 길을 제시해주었다고나 할까. 읽는 동안 사소한 데서 즐거워지고 맘이 편해지는 책이었다.
"철군"(선배는 늘 나를 이렇게 부른다.)
"네"
"살다 보면 말이야."
"네."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 그러니까 말이야 좋은 날이 왔을 때 우리는, 그 날을 최대한 길게 늘려야 해."
-39p
남편이 예전에 해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예전에 동파이프 공장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어. 냉장고에 들어가는 가느다란 동파이프를 구부리는 일. 아주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이잖아. 근데 이런 일을 하면서도 꼭 그런 분이 있어.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더 잘 돌릴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분. 자기가 이렇게 저렇게 실험해보고, 방법을 터득하고 나면 신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거지. 그런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뭐 진급을 하는 것도 아니야. 근데도 그런 분들이 꼭 있어."
그렇다.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누가 보기엔 정말 하찮은 일이라도 그 일에 기꺼이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들.
-64p
대단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바로 나를 살게 하는 오늘의 취향들에 대한 이야기. 페이지마다 공감하고 위로받는 바람에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도 그게 너무 예뻐보이는 책.
느끼는 건 다 같은 건지. 책을 읽는 도중에 이미 서점가의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려 내가 구차하게 더 살을 붙일 필요도 없는 책. 오늘 내 하루에서 기꺼이 행복을 찾길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