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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끈적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5
이승범 지음 / 북극곰 / 2024년 12월
평점 :
이승범 작가의 그림책 『끈적끈적』은 그야말로 마음에 따뜻함과 웃음을 선사하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 숲속 친구들의 협력을 통해 확장되고, 마지막엔 예기치 못한 유머와 통쾌함으로 마무리됩니다. 추운 날씨에 읽으면 생강차처럼 매콤달콤한 감동이 퍼지는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숲속 친구들이 서로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개미가 혼자 끈적거리는 노란 물에 맞설 수 없어 개구리, 닭, 여우, 곰 등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힘을 합치는 모습은 협력의 중요성을 느끼게 했습니다.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하면 된다”라는 메시지가 이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어 읽는 내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끼리의 재채기 사건이 터지는 순간의 예상치 못한 전개는 큰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특히 노란 물이 코끼리 콧물임을 알게 된 후 숲속 친구들이 당황하면서도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일상에서도 맞닥뜨릴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문제는 창의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할아버지의 역할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끈적임의 의미가 단순히 물리적 특징에 그치지 않고, 친구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코끼리의 콧물이라는 예상치 못한 소재가 숲속 친구들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따뜻한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은 재치 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할아버지가 끈적거리는 노란 물을 활용해 의자를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생강차를 마시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책의 주제와도 연결됩니다. “삶에서 때로는 불편하고 끈적거리는 문제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끈적끈적』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유머 넘치는 이야기 이상으로, 협력과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담은 따뜻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숲속 친구들의 협동심과 할아버지의 지혜는 어린 독자들에게는 문제 해결의 방식을, 어른들에게는 일상의 작은 위안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에 모두가 둘러앉아 생강차를 마시는 장면은 책장을 덮고 나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끈적끈적한 문제도 결국 웃음과 연대로 풀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이 책은 추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해결의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그림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