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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를 구하라 ㅣ 도넛문고 11
이담 지음 / 다른 / 2024년 11월
평점 :
『최애를 구하라』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사건의 자극적인 면만을 조명하지 않고, 피해 이후의 삶을 다루며 "회복"이라는 주제에 깊이 천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리온이 노래를 통해 잠시나마 위로를 받는 장면입니다. "노래는 나를 거절하지 않았다"라는 표현은 리온이 겪는 상처와 고립감을 극복하려는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녀가 자신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이는 우리가 어려움 속에서도 위로를 찾는 여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조약돌" 비유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상처가 드러내고 햇빛을 받아야 치유된다는 메시지는, 피해자들이 고통을 감추고 숨기려 하기보다, 주위의 지지와 공감 속에서 비로소 치유될 수 있음을 환기합니다. 리온과 진서노가 서로를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고, 서로의 빛이 되는 과정은 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합니다.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피해자들의 현실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내면적 고통을 섬세하게 조명한다는 점입니다. 리온이 "버려지는 게 두려워 스스로 약한 모습을 유지하려 했다"는 독백은, 피해자가 자신의 존엄성을 찾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치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최애를 구하라』는 디지털 범죄가 남긴 상처와,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한 소녀의 회복 여정을 통해, 피해자에게 우리가 어떤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읽는 내내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세상에 의해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의 편에 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책은 단지 청소년 독자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읽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윤리적이고 따뜻한 세상에 대한 귀중한 깨달음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