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가디언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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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의 신작 마이 가디언은 어린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관계의 고민과 성장통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열세 살 은하가 베프 다미와의 관계 속에서 겪는 정서적 압박과 자기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전합니다.

 

 

은하가 다미를 구원자로 여기는 한편, 그에게서 느끼는 불안을 담담히 고백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은하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양보하며, 다미의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어 갑니다. 다미의 요구에 억지로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결국 자신의 열정인 춤의 자리마저 내주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은하의 혼란과 아픔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미가 SNS를 통해 이지은을 저격하라고 강요하는 장면은 관계의 일그러짐이 극에 달하는 순간입니다. 이 장면에서 다미는 친구라는 이름 아래 상대방을 마음대로 조종하려 하고, 은하는 그런 다미에게 휘둘리면서도 이를 깨닫고 변화하려는 용기를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과 성장은 단순히 한 아이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지은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는 은하의 여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이지은과 친해지면서 은하는 다미의 태양같은 존재감에 의존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친구가 없다는 건 수영을 못하는데 구명조끼도 없이 깊은 물에 던져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은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은하의 마음을 선명히 드러냅니다. 이 표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마이 가디언은 단순히 가스라이팅이나 절교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진정한 나만의 중심을 찾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은하가 자신의 가디언이 되어가는 여정은 독자들에게도 넘어져도 괜찮아, 잘 넘어지는 것도 실력이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을 남깁니다.

 

끝으로, 이재문 작가가 어린이 독자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히 청소년 소설을 넘어선 공감과 성찰의 서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을 지키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넘어질 용기,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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