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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쿠니 어린이 마을 - 세계의 대안학교 1
호리 신이치로 지음, 김은산 옮김 / 민들레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지난 3월부터 공동육아어린이집에 5살 난 아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년 4월부터 1년간 뜻을 같이하는 부모들이 모여서 강릉지역에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었다.
내가 공동육아를 선택한 이유는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 놀 수 있고 자유롭게 놀면서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나의 유년시절을 돌이켜볼 때 유년시절의 기억은 평생을 통해서 사람의 정서의 바탕을 이루고, 나이 들수록 유년시절의 추억거리가 점점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자연을 사랑하고 교사와 또래친구들과 신뢰감 있는 관계형성을 통해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자라게 하고 싶었다.
또한, 주입식교육과 조기교육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체험위주의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고싶어서 였기도 하다.
쓰고 보니 거창하다.
그냥 한마디로 나의 아들에게도 유년시절의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아직 5살인데, 글씨도 못 읽어요?"
이런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 글씨는 못 읽지만, 어린이집에서 매일 나들이 다니면서 친구들과 아주 즐겁게 지낸답니다.
퍼즐이나 블록놀이도 잘하고, 딱지치기, 종이접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잘합니다."
아직은 이런 질문에 이런 식으로 받아치는 느긋한 엄마지만(나의 아들은 정말 종이접기를 잘하긴한다^^), 한국의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나의 아들도 예외가 아닌 이상 나도 언제 어떻게 여느 엄마들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7살까지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지낸 다음에 일반초등학교에 진학할 경우에 혹시나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적잖히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는 존댓말대신 반말을 사용하고, 개개인의 개성과 기질을 존중하는 편이다. 학습은 없고 그야말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노는 것이 주된 일과다.
초등학교에 가서는 차분히 앉아서 학습을 받고 관심 없는 분야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앉아 있어야한다.
대부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는 개개인의 특성보다는 전체적인 규범과 통제를 우선시 하기 때문에 일반초등학교에 진학 한 이후에 그러한 규범과 분위기에 적응하기도 남겨진 숙제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은 일본의 한 대안학교이야기다.
책 한권을 통해서 설립자인 '호리 신이치로'씨가 준비과정부터 후에 키노쿠니중학교 설립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은 영국의 '섬머힐학교'의 설립자인 니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듀이의 교육사상을 가미하여 자기네사정에 맞게 만들었다.
어느 시골에 땅을 사서 미키하우스와 니일연구회와 일반후원등의 후원금과 다양한 협조를 구하여 설립된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은 기존의 일본의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과는 다른 교육방식과 교육목적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일본은 한국과 더불어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유명한 나라다.
일본상황에서 이러한 교육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모험일 수 있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지만, 기존교육방식의 학교에서 얻을 수 없었던 많은 교육적 성과가 나오고있고, 일본뿐 아니라 세계의 교육계가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을 주목하고 있다.
매주 많은 사람들이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을 방문 하고있으며 한국의 sbs도 촬영한 경험이 있다.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렇다.
기존초등학교에서처럼 국어, 산수, 사회, 과학등의 구분된 과목이 따로 있지 않다.
대신 체험위주의 학습이 있고, 모든 학문은 각각의 별개학문이 아닌 연계된 총체적인 학습으로 아이들에게 적용시킨다.
산수나 수학의 예를 들어보면 공식을 무작정 외워서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닌 원리를 일단 이해하고 집을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수학을 공부하는 식이다.
아마도 어릴 적 수학이나 산수라면 넌덜머리를 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수학이나 산수는 학생들에게 지겨움의 대상이 아닌 필요한 학문으로 느껴질 것이다.
각각의 학년은 따로따로 교육받지 않으며 통합교육을 시도하고있으며 모두가 획일화되어 단체로 학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학습능력과 진도에 따라서 교육받는다.
또한, 키노쿠니에는 선생님이 따로 없다.
교사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대신 별명을 부른다(이점은 공동육아어린이집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늘 학생들에게 지시하고 아이들은 지시에 따르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평등한 인간관계일 뿐이다.
기존학교는 교사중심으로 교사들이 학습계획을 잡고 학사를 꾸려가지만, 키노쿠니에서는 학생들이 중심이다.
본인의 적성에 따라서 학급은 원예. 건설. 목공일을 하는 '공무점', 야채재배.동물사육을 하는 '흙투성이 군단', 신문 만들기를 하는 '키노쿠니 보도국', 요리를 만드는 '맛있는 것 만들기' 등의 체험학습 주제별로 편성된다.
수업시간표에는 기초학습과 일종의 특별활동인 '자유선택'이 있지만, 주 14시간이 체험학습에 배정돼 있다. 대부분의 선택은 전체회의에서 결정한다.
한국에서도 대안학교가 서서히 생겨나고 있고, 나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인가를 받은 곳도 몇 군데 있다고 들었다.
아직까지는 대안학교에 아이를 한 명 보내려면 정부지원이 없으므로 많은 돈이 필요하고 적극적인 부모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중산층의 특권교육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실에 문제점 제기를 거의 모두가 하고있으나, 대안학교는 워낙 소수정예제이고 아직은 학생 수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라는 현실에서 대안학교가 공교육의 대안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그러나, 대안교육이 공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변화를 자극하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여건과 비슷한 상황에서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의 교육모델은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아이의 엄마로서 대안학교에 대해서 평소에 관심이 많으며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늘 마음 저변에 큰 고민으로 남아있다.
대안학교를 보내기엔 경제적인 문제와 이사문제와 부모의 마인드등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우리나라 대안학교가 아직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기에 나 역시 아직 확고한 결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
다만, 여느 엄마들처럼 휩쓸려서 아이의 유년시절을 주입식학습에 내몰기는 싫다.
내가 바라는 교육의 모습과 내아이의 자라는 모습은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주체적인 모습이요, 나눌 줄 아는 관계의 소중함을 아는 인간이다.
설사 그 과정에서 실패하고 돌아가더라도 본인의지로 다시금 실패를 딛고 이세상을 살아갔으면 한다.
이러한 나의 교육관을 현교육제도에서 실현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다는 현실의 벽을 느낀다.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에 가기 위한 교육이지..대학졸업 후에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준비차원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
그게 교육을 통한 진정한 배움이 아닐까?
대안학교에 보낼 생각이 있는 부모나 대안학교에 특별히 관심은 없지만, 현 교육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있는 부모라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호리 신이치로
출판사-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