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보다 고양이에게 더 정이 갑니다.
이말 들은 내 친구들은 다들 하나같이 질색하더군요.
그렇다고 내가 동물을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그림책 보는 내내 어릴 적 키웠던 수많은 고양이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유년시절 부모님은 식당을 10년 넘게 운영하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집마다 쥐들이 들끓는 시절이었고, 식당에는 더더욱 많은 쥐들이 들끓었죠.
비위생과는 크게 상관이 없이 우리주변에 쥐들이 함께하던 시절들입니다.
쥐약을 수시로 놓고, 항상 고양이를 키웠습니다.
고양이는 하나같이 성격도 까칠하고, 게으르고, 잠만 잤습니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들도 있었지만, 바보같이 쥐를 잡기는커녕, 쥐들한테 쫓기는 고양이도 있었죠.
길에서 교통사고로 순직한 고양이...
동네고양이와 눈 맞아서 야밤도주 한 고양이가 특히 많았어요.
그중에 가장 우리가족이 사랑했던 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릴 적 우리 집에 들어와서 다 늙어서까지 함께했는데, 안타깝게도 아궁이에서 죽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방은 장작군불을 때는 온돌방이었거든요.
한겨울에 아궁이에 약간의 불씨가 남아있었는데, 추우니까 아궁이에 들어가서 잠이 들었었나봅니다.
그고양이가 그전에도 한번 그런 경험이 있어서 겨우 간호해서 살려놨더니 또 그렇게 순직하여 더더욱 안타까웠어요. 좀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도 했었고..
쥐를 정말 잘 잡았고, 여러 마리의 새끼도 낳았고, 우리가족과 친했는데..
고양이가 죽고, 한동안 나는 슬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각설하고...
책이야기로 넘어가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책은 도둑고양이를 연구한 필자의 자세한 관찰담이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도둑공양이 나오스케입니다.
24시간 고양이의 하루를 관찰하면서 고양이의 습성과 고양이사회에서의 규칙도 자세히 묘사하고있어요.
나오스케는 24시간동안 18시간이나 잠을 잤다는 대목에서 ‘나랑 비슷한 잠탱이군.’잠시 웃었네요.
개와 마주친 나오스케의 행동관찰, 동종 고양이를 만났을 때의 나오스케의 행동관찰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의 미덕중 하나가 바로 나오스케를 비롯한 동네고양이, 개를 아주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미세한 고양이의 표정과 행동까지 잘 표현하고 있어요.
기존 그림책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