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강화길 소설가의 <음복>.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인 것 같고, 더운 날 읽어서 더 좋았다. 재밌었고 시원했다. 강화길 소설에는 그런 해방감이 늘 있는 것 같다. 여성이 쓰는 여성의 이야기라는 것 이상으로 여성을 위한 소설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최은영 소설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었다. 여성 작가들이 우리의 문제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느낀다.

<그런 생활>은 읽지 않기로 했다.

"영어는 나와 관계없는 말이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쓰던 말이 아니었다. 내게 상처를 줬던 말이 아니었다."

나는 아직도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 기억하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말을.

자신의 조건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겪는 부당함을 인지하면서도 인정은 하지 않으려는 마음 같은 것말이다. 그 마음이 그녀를 지켜주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로 사실을 말하기만 한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로 발화되든지 어떤 추가적인 의미를 얻든지 크게 상관하지않는 것 같다. 어떤 것이 사실이라면 그대로 말해도 괜찮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삶 속에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더 존재할 때, 그게 바로 운명이 되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낳는다는 게 크게 대단한 일이 아니고 살아가는 일 중 하나인데, 우리는 사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것을 꿈꾸고, 그게 이루어질 거라고 쉽게 확신한다. 그런 확신과 기대가 삶이 삶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하면 언제 쯤에는 훨씬 좋아질 거야, 그런 것은 없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똑같이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네 명의 아이들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그녀는 식탁 머리맡에 앉아 있었고, 푸른 셔츠의 깃을 한쪽으로 밀어붙인 아래로 파란 핏줄이 있는 하얀 가슴의 일부와 원기왕성하게 움직이는 폴의 작은 머리가 보였다. 그녀는 입술을 그녀답게 굳게 다물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인생으로 가득 찬 건강하고 매력적인 젊은 여인. 그러나 피곤했다……. 아이들은 놀다가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달려왔고 그녀는 갑자기 울컥 화를 내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왜 너희들은 다락방으로 가서 놀지 못하니?" 이건 그녀답지 않았다.

벤이 태어난 이후 권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으면서 중간중간 이제 끝나겠지, 끝나겠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할 때는 끝이 없을 것처럼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서 힘들었고, 정말 끝났을 때는 허망했다. 현실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꼈고,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잔인함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소재가 정말 독특했어요. 처음에는 아 이걸 어떻게 생각해낸 거지 대단하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정말 좋아졌네요. 소재가 독특하면 소설에 대한 관심을 끌고, 그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에서 특별한 소재는 그 몫을 톡톡이 했어요. 미친 여자도, 물을 부르는 여자도, 유리 여자도 결국에는 여자일 뿐이었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는 사랑에 빠진 소녀로, 회사에서는 능력을 발휘해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기 원하는 직장인으로. 여자에 대한 여러 편견들을 지적하고 그들이 사실은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던 것 같았어요. 이 소설집은 책 앞 부분에 써 있던 문구 그대로 "본연의 모습 그대로 찬미받아야 할 어려운 여자들을 위하여" 쓰인 작품같아요. 제가 특별히 좋게 읽었던 부분은 <<어려운 여자들>>과 <<유리 심장을 위한 레퀴엠>>에서 여자가 달리는 장면이었어요. 소설 속에서 달리는 행위가 나 자신에 대한 믿음(누가 듣더라도 불편해 할 단어로 설명되는 여자들이었으니 믿을 것이 자기 자신 말고는 없었던 걸 지도 모르겠습니다.)과 다른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힘만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세상을 경계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현실에서의 여자와 많이 닮아있다고 느껴서였을까요. 달리는 여자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너무 짧은 작품의 경우 조금 이해하고 이제야 흐름을 타려고 하는데 끝나버려서 많이 당황했던 것. 외국 단편은 자주 읽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도 같아요. 저는 선집본으로 만나봤고 정식 출간 때 수록되는 작품들 중 8편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어요! 소설은 여러 번 읽었지만 이렇게 여자에 대한 소설로 묶여 있는 책은 처음이었어요.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고맙습니다..!

돌 던지는 사람은 아내를 안전한 그들의 유리 집 안에 가두어두는 쪽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위험이 눈이 보이지 않아도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집의 유리 벽이 자신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녀는 달린다.

그녀는 달리기가 좋아서 달린다. 자신의 몸을 믿고 자기 몸의 힘을 믿기 때문에 달린다. 구원이 절실히 필요할 때 언제나 그 몸 덕분에 구원을 받았기에 달린다.

돌 던지는 사람은 애인을 사랑하지 않지만 함께 나누는 순간들이 필요하다. 너무 많이 보거나 너무 조심스럽게 사랑하지 않아도 되는 그 순간들이 꼭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