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좋아하는 글쓰기 소재 365 -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 알려주는
민상기 지음 / 연지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맨 처음 교보문고의 POD(Publish On Demand, 고객주문형 출간제작서비스)로 출간되었다가 개정판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출간될 수 있던 책이었다. 배포를 위한 책(개정판은 출시되는 동시에 후원자들에게 한권씩 선물로 배포되고 100부를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한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널리 퍼지고 도움이 될수 있기를 바라는 착하고 솔직한 마음이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비결이 아니었을까싶다. 저자 본인도 어렸을 때 싫어하던 일기쓰기를 대체할 만한 즐거운 글쓰기 소재들을 모아 책을 냈다.

 

 

초등학생들이 어떤 글을 써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주제 하나 당 빈 줄이 몇개씩 그어져 있는 본문을 보니 내가 먼저 써보고 싶어 근질근질했다. 책은 워낙에 깨끗하게 보고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살짝 색이 누런 종이로 만들어진 이 책은 연필로 글씨를 쓰고 낙서를 해가며 읽는게 더 즐거울 것 같았다. 초등학생이 아니어도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많이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가지고 글쓰기 실습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창의성은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하니 우리 어른들도 이런 책을 통해 연습하면 창의성이라는게 생겨나지 않을까?

 

특히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우선적으로 글을 써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수업 중에 선생님이 쓴 글을 읽어주는 것도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테고, 나중에 아이들이 쓴 것과 비교하며 자기자신을 진단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또 선생님이 아이들과 같은 활동을 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런 내 생각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하듯 책 맨 뒤편에 아이들이 쓴 글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선생님께서는 하지 않으시면서 나에게 시키시는 것'이라는 주제로 쓴 글이다. 

 

 

우리반 선생님은 유쾌하시고 활발하시고 수업도 즐겁게 잘해주신다. 하지만 우리 반 선생님께서는 하지 않으시면서 나에게 시키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첫 번째는 우리 반 선생님은 작문을 쓰지 않으시는 것이다. 우리 반은 읽 대신에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작문을 쓰고 있다. 우리들은 글쓰기를 하지만 선생님은 작문을 쓰지 않으시고 우리 반 친구들이 써온 작문을 검사만 하신다. (본문 중 218p)


 

 

 

읽기만 하는 거라면 정말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연필을 들고 책을 채워가며 읽는다면 1년내내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365개나 되는 글쓰기의 주제는 난이도(3행시부터 14행시)나 주제의 범위(예를 들어 '뼈있는치킨vs순살치킨'부터 '지구는 언제, 왜 멸망할까'까지)가 정말 다양하다. 가끔은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인간의 본성이라던가, 내가 배신당한 경험 등)까지 있다. 쓸데없이 아는 것 많고 고민많은 어른들은 가볍게 이 책을 채울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내가 초등학생 때도 이런 글쓰기수업이 있었다면 난 참 좋아라 했을텐데- 하고 유쾌하게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을 위해 작은 걸음이지만 1인 출판을 하는 몇몇 방법을 소개받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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