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치는 순간 나를 지키는 법 - 폭풍 감정 취급설명서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윤경희 옮김 / 봄빛서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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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불안, 기분이 안 좋음, 슬픔, 분함, 쓸쓸함, 죄의식. 살면서 흔하게 느낄 수 있는 이런 7가지 감정에 깊이 빠지거나, 그런 감정에 빠진 상대방을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앞서 말한 7가지 감정을 느끼고 잘못 대처하고 있는 상황들을 말하며 보다 편한 방법으로 이 감정들을 마주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챕터 <8. 이럴 때 어떡하지?>에서는 '감정'에 관련된 짤막한 질문에 저자가 처방을 해주는 식으로 내용을 채워나간다.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저자는 이 책에 제목과 부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감정이 인간에 속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기에 이 감정을 '취급'한다던가, 매뉴얼 등을 따라 기계처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등의 뉘앙스가 반발을 불러일으킬까 걱정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책도 팔려야 하니까 제목은 마케팅의 부분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채택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지만.) 저자는 이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책이 아님을 당부하며, 그저 당연히 느껴야 할 감정들이 폭풍처럼 밀려올 때 폭발시키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인정하고 조금 더 편하게 해소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책의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고른 사람이 있다면, 분명 분노나 불안에 대한 내용이 가장  많이 실려있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얼마 전에 지인이 듣고 있다는 분노조절 상담사 강의의 내용을 호기심에 훑어본 적이 있기에 나도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스스로가 이런 감정에 빠졌을 때의 입장보다는, 그런 감정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감정은 누구나 겪게 되는 당연한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에 이 책에서는 두 가지 입장을 고루 다루고 있어 참 좋았다. 각 감정에 대해 이 책만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분노와 불안 등 마이너스적 요소의 감정을 가진 사람은 자신도 그렇지만, 그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그럴 때 그 감정에 함께 휩쓸릴 것이 아니라 그 상대방을 안쓰러워하고 불쌍히 여기며 위로하자는 기본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책에서의 내용을 따르면 '분노가 일어나고 있는 상태'는 그 사람이 '곤란한 상태'에 빠진 것을 말한다. 그러니 누군가 화를 내고 있으면 그 사람이 곤란한 상태임을 인지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갖고 바라보라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는 이런 관점의 전환이 당장의 같이 화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끼지만, 실제 상황에서 과연 이렇게 마음을 돌리는 게 가능할까 궁금해진다. 친구 노트를 적는다거나, 감정을 바라볼 때 자동번역기, 자동 교체기를 사용하라는 저자의 설명은 낯설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지속적으로 힘든 감정이 유지될 경우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권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읽으면서 도닥도닥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책이라기보다, 어떤 식으로 감정을 대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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