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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전 시집 : 진달래꽃, 초혼 -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러분 김소월 시를 제대로 본적 있으신가요?

저는 중고등학생 때 시험 문제로 공부한 이후에는 처음으로 이렇게 김소월 시인의 시집을 보았는데요.
무조건 공부해야할 것, 시에 함축된 의미를 찾아서 외우는게 아니라 시 자체를 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어쩌면 작가도 자신의 시를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시에 의미를 하나하나 따지며 읽는 것 보다 그냥 시 그 자체를 바라봐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읽으니 또 색다르게 다가오더라구요.
김소월은 일제감정기에 활동한 시인인데요.
이번에 알았는데! 사실 소월이 본명이 아니라 아호라고 하더라구요.
본명은 김정식이라고 합니다.
그는 일제감정기 시대에 민족의 한과 정서를 잘 담아낸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에는 고된 삶과 일제 치하의 현실에 대한 비판이 많이 느껴집니다.

소월은 오산학교 재학 중 오순이란 여성과 교제를 했다고 해요. 하지만 소월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기에 그 둘은 이뤄질 수 없었는데요. 시간이 흘러 오순이 시집을 가면서 연락이 끊겼고, 오순은 의처증이 심했던 남편의 학대로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고 해요.
그리고 오순의 장례식 참석 직후 책의 제목이기도 한 '초혼'을 썻다고 해요.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미처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이뿐만 아니라 김소월은 오산학교에서 배운 시 작법을 통해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시를 많이 썼는데요.
그 중 대표작이 '진달래꽃'입니다.

중간 중간 마음에 와닿은 시들은 필사를 했는데요.
확실히 필사를 하니 와닿는게 다른 것 같아요.
훨씬 더 기억에도 오래 남고, 작가가 시를 쓴 심정이 어땠을 지 상상이 가더라구요.
저는 김소월 시인이 민족의 한과 정서를 담아낸 시인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 류의 시만 쓴줄 알았는데요.
꼭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개인적인 인생에 대한 이야기나 '집'과 '돈'에 관련된 시도 많이 써서 또 색다르게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아직 시는 초보라.. 어떻게 시를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읽으면서 위로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문학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출간 한 「진달래꽃, 초혼」에선 김소월의 시 중 미발표 미수록 된 시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뭔가 스타의 애장품? 을 몰래 엿본 느낌이었어요.
작가의 내면을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재미나게도 김소월은 한시를 번역하기도 했는데요.
그에게 시의 번역이란 단순히 말의 뜻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시에 담겨 있는 혼과 넋을 우리말을 통해 전하는 작업을 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가 번역한 시는 한시가 아니라 우리말 시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우리 정서를 건드는 것 같아요.
소설과 같은 문학도 번역을 하게 되면 그 뜻이 잘 전달되기 어려운데 더 짧은 단어와 문장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시를 이렇게 잘 번역 할 수 있다는게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김소월 사후 91년이 되었는데요.
사후에도 계속해서 그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고 끊임없이 거론되고 뮤지컬, 영화, 음악으로 새롭게 창작되는 시인은 김소월 시인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한글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이라는 뜻이겠죠?
시를 좋아한다면 김소월의 시집 어떠신가요?
필사 할 만한 시들이 가득가득이라 읽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