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이스트
다카야마 마코토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 고스케는 류타라는 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남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이 부모님의 바람과 맞지 않음을 알기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 앞에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 고스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픈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매일 불안정한 일을 이어가며 생계를 유지했던 류타. 이 두 사람은 여러 시련에도 불구하고 애틋한 사랑을 이어간다.

그들에게는 어머니가 매우 편찮으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고스케는 이미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를 그리며, 투병 중인 류타의 어머니를 위해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의 어머니를 모시며 '자신의 이야기를 새로 써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그였다. 고스케는 류타와 류타의 어머니에게 물질적 지지를 아끼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돈으로 만남을 성사하고 관계를 맺는 '계약'이라 칭한다. 하지만 고스케가 상대에게 준 정신적 지지와 안정감은 '계약'이라는 단어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들의 사랑과 연대는 물질적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순수하고 소중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고스케와 류타에게 '어머니'라는 연결 고리가 있었듯, 고스케와 류타의 어머니 또한 소중한 이를 상실했다는 공통점으로 깊이 연결된다. 이 두 사람은 모자지간 못지않게 서로를 위하며 따뜻한 격려와 지지로 서로를 구원하게 된다. 이렇게 『에고이스트』에는 상실을 겪은 사람의 내면과 상실한 사람들 간의 공감과 연대, 그리고 서로 간의 사랑을 확인하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는 인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보며 내 가슴은 뭉클했고, 나는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억압될 수밖에 없는 성 소수자의 마음, 약자가 겪어야 했던 차별과 아픔, 그들이 감당해야 할 혹독한 현실은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성 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말이 오가며,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러나 어찌됐건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닌가. 나와 다른 사람에게 적대심보단 포용성을 가지는, 수용적인 자세로 이견을 풀어나가는, 서로 공감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가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고스케도 이런 나와 같았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