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 환경과학자가 경고하는 화학물질의 위험
롤프 할든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문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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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는 지구 오염의 현주소를 알려줌과 동시에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살펴보는 환경 에세이다. 이윤을 위해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화학 산업의 실태와 화학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파헤치며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이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잘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환경과학자인 저자가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문제를 설명하여 문제의 심각성이 더 잘 느껴진다.

또한 이 책이 에세이 형식인 만큼, 다루는 내용은 무거운 데 반해 전달 방식은 그리 딱딱하지 않았다. 본인의 가벼운 일상에서부터 환경 문제를 다루는 내용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매끄러워 지루함 없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그의 생각은 오염된 환경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생각봐야 할 거리를 제공해주고, 이러한 고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침묵의 봄>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레이첼 카슨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기도 하다. 두 사람의 주장은 일맥상통하다. 필자는 인간과 환경은 하나임을 강조한다. 결국 환경 오염은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축적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과 환경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가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 주위에 만연한 화학 제품의 남용으로 인해 우리 몸에는 이미 수백 종류의 오염 물질이 쌓여 있다고 한다. 오염된 음식, 오염된 직물 등 수많은 경로를 통해 말이다. 더욱 충격적인 건, 화학 제품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산모의 체내에 축적된 화학 물질이 태아에게 전이된 결과로 신생아의 몸에서 위험한 화학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남극과 심해 생물에서도 오염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하니 이제는 오염 범위를 한정할 수도 없을 듯하다.

플라스틱처럼 우리의 일상에 깊이 자리한 수많은 화학 제품. 꾸준한 육류 섭취로 번성하는 축산업. 경제 성장을 위한 인간의 활동. 이처럼 환경 오염이 가속화되는 현실을 마주하면 무력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결말을 바라며 저자가 이 책을 쓴 건 아닐 터이다. 정답은 없지만 모두가 환경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결실을 맺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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