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세계사 -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EBS CLASS ⓔ
김종근 지음 / EBS 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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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세계사』는 10장의 고지도를 통해 여러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지도의 변천사가 잘 드러난다. 덕분에 지도에서 드러나는 과학 기술이나 인쇄술이 발달하는 과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발전하는 지도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는데, 내가 이런 흐름과 내용을 이해하며 즐길 수 있었던 건 이 책에 지도나 그림 자료가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즐길 거리가 정말 많다. 인류 최초의 세계지도인 바빌로니아 세계지도와 동아시아 최초의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통해 최초로 지도가 제작될 때의 시대상과 제작 목적을 알아보는 것. 지도학이 쇠퇴했던 중세 유럽과 지도학의 황금기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차이. 한자 문화권 국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등장한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에 관한 이야기. 이렇게나 재미난 요소가 많았다. 특히 지구가 편평하다고 믿는 분위기가 우세했던 때에 기존의 인식과 반대되는, 지구가 둥글다는 내용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이야기가 감명깊었다.

또한 지도의 발전 과정에 수학이 기여한 바도 인상적이다. 수학적 지식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지구평면설을 뒤집는 계기를 제공한 피타고라스는 이후 지도학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지도의 제작 과정에서 기하학이 적극 활용된 사례도 있다. 서구의 지도 제작 기법이 들어오기 전부터 동양에서는 기하학을 이용한 독자적인 거리 계산법을 고안하였고, 프톨레마이오스는 기하학의 힘을 빌려 과학적인 지도 제작법을 개발해내기도 했다.

평소 단순히 위치나 장소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지도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담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지도가 제작되었을 무렵의 상황과 제작 목적, 당대의 과학 기술과 인쇄술의 발달 정도가 하나의 지도에 담겨 있다. 또한 지도의 구성과 특징을 보면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세계관까지 파악할 수 있다.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지도'를 통해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역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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