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작아지는 것을 보고 에밀은 말한다."달님, 혹시 배고프세요?", "아니면 슬퍼서 그러세요?".
나는 에밀의 생각이 정말 창의적이라고 느꼈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만약 태양계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달이 작아지는 모습을 본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점차 작아지더니 마침내 실만큼 가늘어진 달을 본 에밀은 달님이 사라질까봐 걱정이 크다. 이에 초록 새는 에밀에게 자신을 잘 보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휘익 날아올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에밀 뒤로 돌아온다. 새가 에밀에게 말한다.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들도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영영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니야."
이윽고 달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새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영영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니었다. 달은 에밀에게 다시 돌아와서 점점 볼록해지더니 마침내 하늘 가득 차올랐다.
에밀의 모습을 보고 어릴 때 생각이 났다. 나또한 밤마다 다른 모양으로 빛나는 달이 신기했다. 그 당시 나는 온갖 상상을 하며 달이 왜 변할까 궁금해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론적으로 왜 달의 모양이 변하는지 알게 되었다. 과학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건 멋진 일이지만,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능했던 상상의 나래가 지금은 턱 막힌 것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이 책은 귀여운 그림체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녹여주고, 에밀의 모습을 보며 나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 힐링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달의 변화를 나타내는 에밀의 표현에서 나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을 읽고 달 지킴이 에밀과 함께 달을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