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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평점 :
마법이다.
집시의 취할 수 없는 마술과 저주와도 같은 책이다. 굵은 칡넝쿨처럼 고독의 뿌리가 걸죽한 피처럼 흐른다. 개미가 갉아먹을 수도 없는 유형무형의 고독이 숨쉴 수 없는 차고 넘치는 창백하고 습한 더위처럼 마음을 무겁게 한다.
길고 긴 문장의 쉼표 없음에도 지루할 수 없는 매력이 줄곧 마음과 몸에 병처럼 치렁거리는 집시들의 장신구처럼 귓가에 쩔렁거린다. 박자와 리듬을 타며 손가락으로 훑어 내리는 문장속에서 헤매는 눈이 어느 새 마지막 개미 한 마리 남기지 않고 다 먹어버렸다.
다시는 그 고독속에 있고 싶지 않으며 바닥을 치고 올라온 고래처럼 숨으로 물기둥을 만들어 뿜으며 사라져 버린 고독한 인간들의 씨를 남기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