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 -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이슬아 글방
이슬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그녀의 글을 접하고 난 뒤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공개해도 되나? 라는 조금의 걱정과 함께
아니. 아니. 내가 편협한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독자로구나. 이렇게나 재미있게 잘 읽고있으면서.
겉과 속이 다른 독자가 되지는 말아야지...하고 불끈 다짐하기도 했으며
그리고 결국 5권의 책을 거치면서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는 작가 중 하나로 이슬아를 찜콩하게 되었다.

24살 이후 글쓰기 교사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배우면서
느낀 감정들과
에피소드들을 적었고 아이들의 귀엽고도 신박한 글들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내 20대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야기들인지라
읽으며 꺄르르 웃음이 터지기도 했고

‘너는 꼭 내 글을 간직해줘.‘ 라는 세윤이의 글에

2006년 현정 민정 쌍둥이 자매가 나에게 닮고싶다는 서두로 심쿵을 유발시키며 적어 주었던 편지.
2007년 스승의 날 사랑한다는 메모를 남겨준 작가님과 동명인 제자 슬아의 쪽지.
2008년 빼빼로 뒤에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쪽지시험 좀 그만치자고ㅋ 적어 주던 재석. 기전.
2009년 중3이던 인중이가 불교용어까지 곁들이며 내게 적어 준 편지.
2010년 지혜 건우가 노트 한 페이지를 찢어가며 즉흥적으로 적어주었던 편지.
2014년 남자인 척 하며 내 노트에 장난스레 사랑고백 한 나영 미진이.
2016년 간식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준ㅋㅋ
명주.
2018년 수능 전에 일부러 시간내어 찾아와 그동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며 꽃다발과 함께 카드를 건네주던 예림 효진.
2020년 우리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조금은 서툴지만 캘리그라피까지 연습해서 디퓨저 라떼를 정성스레 포장해 선물해 주었던 재경이와 도영이.

그 제자들의 글들을 아직 간직하고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촉촉해진 눈가를 무심한 척 훔치기도 했다.

글은 시대를 이어주고 감정을 이어준다.
그래서 좋은 작가들을 알게되면
비록 직접 대면할 확률은 매우 적지만
마치 좋은 친구 하나를 알 게 된 듯 반갑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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