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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 매우씨와 웃대패 악사들
송혜진 글, 이문주.엄유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4년 12월
평점 :
어릿광대 매우씨와 웃대패? 제목만 보고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온다. 일단 책을 넘겨 보자.
사다리꼴이 연상되는 주인공의 검정 얼굴이 여러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응? 악기 연주에 관한 이야기인가 보다. 그림이 일반적인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무슨 그림자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독특하다.
'옛날 옛날에' 첫 장부터 펼쳐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우리를 옛날 먼 시대 속으로 이끈다. 아하~ 매우씨는 그런 의미에서 이름이 매우씨구나! 이름에서부터 호기심이 생긴다. 뒤이어 웃대패의 등장! 각자 능력들이 출중한 거 같은데?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얼굴 생김새도 투박하면서도 매력있다. 이제부터 매우씨와 웃대패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 것인가?
중간중간 나오는 공연장면은 꼭 노래를 불러보고 싶게 만든다. 가사가 중간중간 나오는데 과연 어떤 리듬과 박자로, 어떤 음정으로, 어떻게 느낌을 살려 불러야 하나? 그럴 때 문득 이 책의 뒷면 표지에 있던 문구가 떠오른다.
국내 최초 국악 그림책!
오~ 그럼 그림책으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는 건가?
주섬주섬 뒷면을 보니 CD가 있다. 아앗! 그런데 우리 집에는 CD 플레이어가 없다...ㅠ.ㅠ
컴퓨터도 최신 컴퓨터로 바꾸면서 CD드라이브 설치도 안 했다. 이런...하지만 국악 그림책이라는데, 음악을 안 들어볼 수야 없지 않겠나! 부라부랴 인터넷에서 CD를 재생시킬 수 있는 장치를 샀다. 그리도 드디어 오늘! CD를 틀었다.
와우! 정말 신선하다. 이렇게도 그림책을 표현할 수 있구나.
특히 가장 궁금했던 공연장면, 노래장면이 소리로 표현되면서 흥겨운 기분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게다가 더 좋은 건, 너무 어렵지도 않고 박자나 리듬이 쉽게 따라갈 수 있으면서도 묘하게 이야기와 어울리는 것이다.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는 수 많은 판소리나 구전되어 온 이야기들이 이렇게 백성들 사이에서 전해지지 않았을까?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르 보니 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장면들이 보인다. 주인공들의 표정, 미묘한 운율, 장면과 장면이 바뀔 떄의 잠깐의 쉼...
이 그림책을 보며 벌써 여러가지 활용방법이 떠오른다. 주인공들을 검정도화지로 창의적으로 만들어 그림자극을 만들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후 CD를 참고하여 소리와 노래만들어 부르기, 이야기의 악기들 공부하기, 실제 남사당놀이 찾아보기, 판소리의 동기유발로 쓰기 등 다양하게 활용가능할 것이다. 어렵게만 느껴지고 생소했던 국악을 이 그림책을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여 이번에도 좋은 그림책을 만나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