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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대신 말
도원영 외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이 책은 꼭 욕이 아니더라도 비속어 몇 가지 정도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학생들의 언어습관을 스스로 돌아보고 바른 언어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은 1~3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책을 읽어본 입장에서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도 무리는 없을 거 같다.
책의 1~2부는 욕을 쓰는 다양한 상황과 쓰면 안되는 이유를 대화체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화가 날 때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됨.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에 맞서 대항해 나를 지켜주지만, 오랫동안 분비되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부분도 망가질 수 있음. 욕하는 언어생활이 습관화되면 코르티솔 분비도 만성화가 되어 욕하는 사람이나 욕을 드는 사람 모두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림.
2) 욕은 다른 말보다 네 배나 강하게 기억에 남아서 뇌를 자극함. 욕을 많이 쓰면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언어로 다양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가 더디게 발달함.
3) 칭찬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강해 보이려고 하는 욕도 조심하기
이 책의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은 3부 '욕 대신 이렇게!' 파트다.
막상 언어습관으로 자리잡힌 욕을 쓰지 말라고 하면 대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게 익숙치 않고 어색하다. 그래서 책에서는 여러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 중 인상깊은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나의 생각과 감정 중심에 놓고 말하기(나-전달법)
2) 감정을 담은 부사 활용하기
3) 흉내말(꾸며주는 말들-의성어, 의태어) , 관용표현(속담 등), 재치있는 표현 활용하기
4) 대응하지 않고 슬기롭게 넘어가기
개인적으로는 4)의 '대응하지 않기'가 흥분을 잘 하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욕을 듣고 욕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상대에게 진 것이 아니며, 내가 그 사람과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
부록으로 몇 가지 욕과 비속어의 뜻이 나와 있는데 어른인 나조차도 몰랐던 뜻들이 있어서 앞으로 더더욱 이런 말들은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권할 때는 그냥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할 게 아니라 어른이 같이 상황마다 학생들이 주로 어떤 욕을 주로 썼는지 같이 이야기해 보고, 함께 욕 대신 쓸 말들을 만들어서 연습해 보면 더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