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평점 :
★★★☆
재미있다. 평온한 일상 속 서서히 조여오는 솜씨가 탁월하다. 도대체 누가 나쁜 놈(또는 년)이지?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자기 옆에 누워 있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의심하게 된다' 라는 책 소개 카피가 와닿는다.
금발 백인 미녀는 머리가 텅 비어 있을 거라는 선입견을 깨고 상냥할 것만 같은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주인공도 깨고. 무시무시하도록 용의주도한 소시오 패스라니.
작가는 정말 수다스런 방식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반전(닉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사라지는)의 반전(다시 닉에게 돌아오는)을 더한 스릴러를 창조해냈다.
다음은 아쉬운 점이다.
1. 에이미의 일기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 인내심을 시험한다. 닉의 상황과 에이미의 일기를 대비시키는 구성을 고집하고 싶다면, 일기를 축약시켰으면 어땠을까?
2. 마지막 결말 부분 너무 말이 많다. 에이미의 완전범죄가 결정나고 닉이 거미줄에 걸린 파리처럼 버르적거릴 게 뻔하다면, 간단히 몇 문장으로 끝내는 것이 더 등골 서늘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3. 닉과 에이미가 너무 한 목소리다. 차별화된 느낌이라면 좀더 읽는 재미가 있었을 듯.
4. 소소한 거지만, 닉의 신용카드 연체 부분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닉의 유죄를 증명할 증거는 넘쳐나는 상황인데 말이다. 엄청난 금액의 연체를 카드 회사가 본인에게 연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낸 작가의 공력과 끝까지 밀어부치는 힘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