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7 - 5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7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 말, 암울했던 시대상이 인물들의 삶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전쟁의 광기에 미쳐  모든 착취가 황국신민 동원이란 이름으로 미화되고 불안과 공포가 일상화된 현실.
송관수의 병사, 영광의 방황, 길상의 관음탱화 조성(사람에게는 귀소본능이 있다는 구절이 마음에 든다), 박의사의 죽음과 이에 따른 서희의 충격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몽치란 인물의 재발견이랄까?  이렇게 거칠고 자기 논리가 분명하면서도 약자의 아픔을 알며 웃음을 잃지 않는,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연상시킨다. 아 이제 얼마남지 않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퍼벅, 퍽. . . 퍼벅, 퍽, 이게 뭐지? 
계속 얻어 맞은 느낌이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당혹스럽다. 
분명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는 달랐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계속해서 양질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경우, 뒤로 가며 경쾌하게 전망이 열리며 분명한 주제 의식이 돋보였다. 덕분에 과도한 수사와 말장난 그리고 이상하게 설득력있는 특유의 입담까지-이제는 박민규식 글쓰기의 전형이 된- 그럴싸했다. 아니 빛나 보였다. 하지만 「핑퐁」은 과도한 실험만 남은 듯 맥주 거품처럼 허망했다.
잔존하는 인류의 운명이 걸린 탁구 한 판에, 따당하는 찌질한,  모두가 <깜박>한 중학생 두 명. 또 그 상대는 스키너의 상자로 강화받은 인류의 대표, 쥐와 새. 끝없는 랠리의 마지막은 어이없는 쥐와 새의 과로사. 그리고 인류의 언리스톨. 과연 박민규답다. 이 정도의 소품이라면 차라리 출판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마음마저 들었다. 그만큼 실망이 컸다. 물론 박민규가 내 이해력 수준에 맞춰 글을 쓸 필요가 없고, 또 없는 것처럼, 나 역시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정신 세계를 이해할 필요도 없고, 이해 할 수도 없다. 어차피 잘나가는 작가의 여러 작품 중  그저 그런 조금 못한 작품으로 남을 뿐이다,  라고 말하면, 그런가, 하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무는 박민규 씨의 표정이 보일 듯 하다.
그건 그렇고, 난해한 플롯을 따라가기 어려우면서도 주인공 '못'이 당하는 괴롭힘 만큼은 굉장히 리얼하게 다가왔다. 왜 그럴까?  소설 속 유일한 서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 경험과 맞닿은 지점이 있어서 인 것 같다. 
서평이 복수하는 심정으로 난해하길 바랬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순전히 박민규에 대한 애정 탓으로 길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16 - 4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6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복의 아들 영호와 숙이의 결혼, 조용하의 자살, 밀정 김두수의 홍이에게로의 접근, 유인실의 하얼빈 등장, 오가다를 중심으로 신경(지금의 장춘)에 정착한 일본 낭인들 이야기...
무엇보다 남경대학살의 참상이 기억에 남는다. 직접적인 묘사가 아닌 몇몇 인물의 전언으로 그 참상이 잠깐 잠깐 언급되었는데 그것으로도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자 관련 글들이 엄청 떴다. 아무리 전쟁의 광기에 미쳐 날뛴 시대라고는 하지만 일본군의 만행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인간이기는 한가? 거기에 우리 민족이 당한 아픔과 아직까지도 공식적인 사과 한번 없는 위안부 문제까지. 새삼 분노가 치민다. 죽일본극우넘들. 반성이 있음 좋으련만.  하루키의 말대로 값싼 술에 취해 미쳐, 용천지랄을 해봐야-이는 토지에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깨고나면 기분나쁜 숙취와 두통만 있을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지 14 - 4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4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방대한 인물 하나 하나가 어쩜 그렇게 놀랍도록 살아있는지-정순연이라는 인물이 참 재밌다, 오가다 지로는 매력적이고 최윤국과 서희의 대화엔 머리가 주억거려진다. 훌륭한 대하소설이
흔히 갖추고 있는 서사와 인물 묘사가 절묘하게 어울어진 전형이다. 창작노트라도 함 봤으면. 배우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으악 이런 책을 하드커버로 해서 비싸게 팔아먹다니. 신문에 그럴듯한 서평을 남겨서는 독자를 혹하게하고 나는 또 엮여서 사고... 후회막심이다...
지독하다. 이렇게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여지없이 지극히 건조한 어투로 깬다.
지독하다. 지독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외에 내가 얻은 소득은 또 뭐가 있을까? 도대체 밑바닥 삶의 하드보일드한 일상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작가는 무슨 의도를 갖고 쓴 것 일까? 혹 갈데까지 간 인생의 추악한 현실이 네 삶의 일부 또는 이면 아니냐 하고 외치고 싶은 걸까?  내 편안한 삶이 오히려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또 리얼함이 유일한 덕목인 이 소설 중간 중간 인물 설정이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에 자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한 것은 무슨 뜻? 지금까지의 삶과의 결연한 작별? 에이 설마  다를 것 없는 일상으로의 복귀겠지...씁쓸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