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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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네 죽음은 내 안의 모든 걸 산산이 부서뜨렸다.
마음만 남기고.
네가 만들었던 나의 마음. 사라진 네 두 손으로 여전히 빚고 있고, 사라진 네 목소리로 잠잠해지고, 사라진 네 웃음으로 환히 켜지는 마음을. - P13

나는 관들을 오래도록 응시했다. 내게 소중한 장면이다. 나는 이 이미지를 내 곁에 간직하고, 내 옆에 잡아둘 수 있는 빛을 찾는다. 너에 대해 씀으로써 그 빛을 찾는다. - P20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죽음은 게걸스러우며,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것뿐이다. 마치 보물을 낚아채는 도둑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눈이 텅 비고 목소리가 꺼진다. 그리고 끝이다. 영원히. (p.29~30) - P29

죽음은 예측할 수 없고, 어디에서든 불쑥 나타나 우리에게 다가온다. 네 죽음의 소식은 단속적인 작은 음들로 내게 전해졌다. 그때마다 소리를 들었고, 알았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건 마치 네가 주소도 남기지 않고 외국으로 떠나 편지를 보낸 것과 같았다. 너는 잉크도 종이도 없는 ‘그곳‘에서 무엇이라도 사용하여 편지를 쓴다. 네가 좋아하는 고광나무꽃이나 제비꽃 향으로, 움직이는 빛의 이미지로, 혹은 오늘, 텔레비전에 나온 나무들 사이의 오솔길 이미지로 네 죽음을 생각하면 왜 이토록 여린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일까. 그건 실제의 나무도 아니었는데, 단지 색조의 점들이 화면에 띄운 이미지일 뿐이었는데. 그리고 난 다시 깨달았다. 우리가 더는 함께 산책하지 못하리란 것을, 아카시아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네 웃음소리와 이별했음을. 이렇게 나는 매일 깨닫는다.
- P45

사랑을 말할 때 사랑의 단어가 늘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겁거나 가벼운 말, 심각하지 않은, 절대 심각하지 않은 무겁거나 가벼운 말, 눈물과 웃음이 필요할 뿐이다. (p.47~48) - P47

죽은 자들에게 말하는 방법은 수천가지가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단 한 가지뿐이다.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 - P49

너를 둘러싼 삶은 휴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가 쉴 수 있도록 죽음이 있는 것이다.
- P67

주방으로 가는 복도 바닥에서 60센티미터 높이에 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인쇄된 달력을 걸어놓았다. 달력을 그렇게 낮게 걸어 놓은 걸 보고 놀라는 내게 너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앞을 지나다니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거라고, 아름다움은 다른 것들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우리를 깨우친다고 설명한다.
- P76

우리는 특정한 어느 지역에서 살지 않는다. 심지어 이 땅 위에서 사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거처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p.85~86)

- P85

나는 네가 이제는 결코 할 수 없는 것들을 열거해보았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눈을 보지 못한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라일락을 보지 못한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태양을 보지 못한다. 너는 눈이 되었고, 라일락이 되었고, 태양이 되었다. 거기서 너를 다시 보게 되어 슬프면서도 행복했다. 늘 그랬듯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춤추는 너, 흰빛으로 흩어지는 너, 핑그르르 세 번 돌다가 공중에서 두 번 춤추는 마흔네 살의 너, 너무도 젊고 싱그러운 너. 눈과 라일락과 태양, 그리고 잉크. 나는 이제 어디에도 없는 너를 사방에서 다시 본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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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어나더커버)
나탈리 배비트 지음, 윤미숙 그림, 최순희 옮김 / 오늘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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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 없이는 사는 것도 없어.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것, 이것은 그러니까 사는 것도 아닌 거야. 우리 가족은 그저 있는 거야. 길가에 놓인 돌멩이처럼 그저 존재할 뿐이야.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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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어나더커버)
나탈리 배비트 지음, 윤미숙 그림, 최순희 옮김 / 오늘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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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다치지도 않는 영원히 사는 삶을 가끔 생각해본다.
그러나 영원히 사는 삶보다 죽음이 축복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결말은 슬프지만 영원과 죽음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인공 위니의 선택이 마음에 든다.

📚트리갭의 숲에 있는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삶을 살게 된 터크 가족과 우연히 그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 위니. 그리고 샘물을 사람들에게 팔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터크가족과 위니를 협박하는 노란옷을 입은 남자.
그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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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와대 일기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826일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윤재관 지음 / 한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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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힌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명예뿐인 보훈으로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습니다."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훈장 중 최고 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p.156~157) - P156

문재인 대통령은 그날의 식사를 통해 참모는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판단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셨다. - P163

이전 정부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게 했다. 치졸한 권력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4년부터 5.18 공식 기념식에서 제창돼왔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식전 행사로 밀려났다. 박근혜 정부 시기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신할 5.18 공식 추모곡을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한 시도는 시민사회의 반발로 불발되었지만, 박근혜 정부 시기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공식 식순에서 사라졌으며 ‘연주‘나 ‘합창‘의 형태로 마지못해 들어갔다. 그러니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5.18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음껏 불러야 하는 날,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는 날이 되어야 했다. - P77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대통령은 그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기념식 참석을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5.18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진실이 상식이 되는 세상을 염원했다. - P86

위안부 할머니 가운데 대표적인 활동가 김복동 할머니는 당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의 김복동 할머니 병문안이 대안 1, 원안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하되 추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대안 2로 대통령께 보고되었다. 통상적으로 1,2안이 보고되면 그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제3안으로 절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대통령이 어떤 안을 선택할지 무척 궁금했다. 보고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나서 하신 말씀을 전해주었다.
"어떻게 이걸 선택합니까? 둘 다 합시다." (p.90~91) - P90

한편, 병문안 이후 위안부 할머니 여덟 분을 청와대로 모셨다. 물론 이날의 초청 오찬을 준비하면서도 특별한 지시 사항이 전달되었다.
"할머니들을 국빈급 예우로 모시라."
그래서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은 청와대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으로 이동했다. 경찰의 에스코트와 응급 상황에 대비한 앰뷸런스도 함께했다. (p.93~94) - P93

2012년 10월 대선 후보 확정, 2015년 9월 당대표 선출 직후에도 효창공원을 찾았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효창공원을 찾았던 것이다. 역사를 되새기고 미래를 개척해야 할 ‘정치인 문재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뿌리는 어디이며, 미래의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지 그 초심을 되새겼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항일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은 임시정부가 뿌리이며, 임시정부로부터 비롯된 건국 이념인 민주공화국을 제대로 구현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3.1절 100주년을 앞둔 2월 26일에 국무위원들과 함께 효창공원 내 묘역을 참배하고,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p.108~109) - P108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한일 무역분쟁을 일으킨 원인이 된 신일본제철 강제노역 관련 대법원 판결은 개인 청구권에 대해서는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끝난 문제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를 거의 내지 않는 분이라 침묵한다는 것은 사실상 화가 났다는 표시나 다름없었다.

- P131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퇴직 후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우리 청와대 안에는 파벌이 없고, 권력투쟁도 없다."
"우리 청와대 참모들에게선 권력이 아니라 땀냄새가 난다"라고도 했다. 이것은 임기 초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청와대에 확립된 문화였다. 그러한 문화가 확립된 계기가 바로 봉하마을 추도식 때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 P41

문재인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고되는 문서를 다 읽으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업무 시간에 못다 읽은 보고서나 서적을 매일 관저로 들고 퇴근하신다.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 양을 가져가 읽고 검토하신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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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애착 ㅣ 비비언 고닉 선집 1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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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러지 마라. 공허함은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거야. - P194

하지만 직접 불행을 살아내야만 서로를 원하지 않았다는 그 단순한 사실이 밖으로 드러나는 법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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