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와대 일기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826일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윤재관 지음 / 한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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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힌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명예뿐인 보훈으로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습니다."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훈장 중 최고 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p.156~157) - P156

문재인 대통령은 그날의 식사를 통해 참모는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판단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셨다. - P163

이전 정부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게 했다. 치졸한 권력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4년부터 5.18 공식 기념식에서 제창돼왔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식전 행사로 밀려났다. 박근혜 정부 시기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신할 5.18 공식 추모곡을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한 시도는 시민사회의 반발로 불발되었지만, 박근혜 정부 시기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공식 식순에서 사라졌으며 ‘연주‘나 ‘합창‘의 형태로 마지못해 들어갔다. 그러니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5.18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음껏 불러야 하는 날,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는 날이 되어야 했다. - P77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대통령은 그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기념식 참석을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5.18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진실이 상식이 되는 세상을 염원했다. - P86

위안부 할머니 가운데 대표적인 활동가 김복동 할머니는 당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의 김복동 할머니 병문안이 대안 1, 원안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하되 추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대안 2로 대통령께 보고되었다. 통상적으로 1,2안이 보고되면 그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제3안으로 절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대통령이 어떤 안을 선택할지 무척 궁금했다. 보고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나서 하신 말씀을 전해주었다.
"어떻게 이걸 선택합니까? 둘 다 합시다." (p.90~91) - P90

한편, 병문안 이후 위안부 할머니 여덟 분을 청와대로 모셨다. 물론 이날의 초청 오찬을 준비하면서도 특별한 지시 사항이 전달되었다.
"할머니들을 국빈급 예우로 모시라."
그래서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은 청와대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으로 이동했다. 경찰의 에스코트와 응급 상황에 대비한 앰뷸런스도 함께했다. (p.93~94) - P93

2012년 10월 대선 후보 확정, 2015년 9월 당대표 선출 직후에도 효창공원을 찾았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효창공원을 찾았던 것이다. 역사를 되새기고 미래를 개척해야 할 ‘정치인 문재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뿌리는 어디이며, 미래의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지 그 초심을 되새겼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항일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은 임시정부가 뿌리이며, 임시정부로부터 비롯된 건국 이념인 민주공화국을 제대로 구현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3.1절 100주년을 앞둔 2월 26일에 국무위원들과 함께 효창공원 내 묘역을 참배하고,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p.108~109) - P108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한일 무역분쟁을 일으킨 원인이 된 신일본제철 강제노역 관련 대법원 판결은 개인 청구권에 대해서는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끝난 문제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를 거의 내지 않는 분이라 침묵한다는 것은 사실상 화가 났다는 표시나 다름없었다.

- P131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퇴직 후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우리 청와대 안에는 파벌이 없고, 권력투쟁도 없다."
"우리 청와대 참모들에게선 권력이 아니라 땀냄새가 난다"라고도 했다. 이것은 임기 초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청와대에 확립된 문화였다. 그러한 문화가 확립된 계기가 바로 봉하마을 추도식 때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 P41

문재인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고되는 문서를 다 읽으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업무 시간에 못다 읽은 보고서나 서적을 매일 관저로 들고 퇴근하신다.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 양을 가져가 읽고 검토하신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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