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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평점 :
♡2024년 열여섯번째 책♡
✒문어, 대게, 고래가 인간의 말을 한다고!?! 그리고 주인공은 그들의 말을 유일하게 알아듣는 ‘인간‘이라니!!
이 소설이 작가님의 자전적 SF소설이라고 하길래 궁금했다. 자전적이라 함은 주로 작가의 과거의 경험을 얘기하는데 반해 SF는 미래적인 느낌이 강했기에 둘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궁금했다.
대부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고등교육법 개정, 속칭 ‘강사법‘ 실행을 앞두고 비정규직 강사들을 해고하기 시작한 대학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크림반도는 러시아어 발음으로 크름반도는 엄연히 우크라이나 영토이기에 우크라이나어인 크름반도라고 표기하고 있다. 나역시 동의하는 바이기에 앞으로는 크름반도라 불러야겠다.) 불법 점유와 가스관 건설, 그로 인한 해양 오염, 그리고 포항 등 경북 지역 산업 단지의 외국 투자자와 외국 기업 들의 꼼수와 근로자 부당해고, 갑작스런 공장폐쇄 등 현실에서 발생한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 공감이 갔다.
거기다 작가님의 개인적인 일화(남편분과의 로맨스, 남편분의 암투병, 시어머니의 수술 등)도 담고 있다.
소설은 뜬금없이 피식 웃게 하는 지점들이 많이 있어서 유머러스한데 또 한편으론 진지하다.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을 담고 있어서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일본 원전 폐수 해양 투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고통을 받아야하는걸까. 인간만이 아니라 비인간(지구상 모든 생명체) 역시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을까. 어쩌면 인간보다 더욱 직접적인 피해(죽음)를 입고 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왜 주인공이 ‘그들(스포가 될거 같아 그들이라고 쓴다)‘에게 ‘선택‘받았는지 다 읽고 나니 이해가 갔다.
주인공은 인간과 비인간 모두의 고통에 공감했으며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일에 맞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투쟁하고 저항했기 때문이 아닐까.
누가 뭐래도 바다는 우리의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한다.(p.253)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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