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킨 단 한 줄의 희망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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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읽다보니 거의 모든 장에 플래그가 있고 주옥같은 문장들로 가득한 책이었다.
아마 두고두고 여러번 읽어나갈 책이지 않을까 싶다.

닥쳐오는 고난들을 직면하고 견뎌내는 이들은 결국 자신의 별에 가닿을 것입니다. - P15

그때 저는 사람들이 나를 필요에 의해서만 이용한다고 원망했지만, 정작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만 주려 했던 것은 저였습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전달하면 나를 좋아해줄 거라 믿었지만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필요와 목적이 없을 때도 함께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인간관계이고 우정이라는 것을 그때의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p.29~30) - P29

저는 책에 기록된 이들을 제 공부의 경쟁상대로 삼아 그들을 능가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결국 능가하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마음가짐 덕에 오랫동안 우직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 P34

해발 1500미터 평평한 지대에 작은 꽃이 많이 피었는데, 친구들이 쉬다가 더이상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더 안 올라가느냐고 물었더니 배낭을 베고 누워서 하늘을 보던 친구가 말했습니다.
"이런 거 해봤냐? 우린 이런 시간을 누리려고 사는 거야."
저는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제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기쁨,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시간-이런 시간은 짧지만, 이 짧은 시간의 총량이 행복의 얼굴입니다. - P37

그렇지만 없다는 것은 삶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지만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없음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아도 그 없음 때문에 내가 망가지거나 퇴보할 이유는 없습니다. - P44

아무도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 때 나는 스스로를 소중히 대하기로 결십했습니다. - P54

우리는 길 위에서 길을 묻습니다.
길을 나서기에 앞서 내가 가야 할 길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목적지를 선정하고, 동선을 짜고, 가는 길에 필요한 품목을 꼼꼼히 챙기더라도, 길을 나서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은 때로는 걸어가다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p.62~63) - P62

저는 그 힘겨웠던 날들이 나의 역사가 되고 아름다운 배경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 P72

인생에서 운명처럼 다가온 은인들은 갑자기 저절로 나타난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은인과의 인연은 닥쳐오는 것을 견뎌내고 고난 속에서도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게 오는 선물입니다. 올바르게 처신한 사람에게만 다가오는 아니 스스로 간절히 불러낸 선물 말입니다. (p.83~84) - P83

내 몸 둘 곳 하나 마련하기 힘든 세상에서 나는 내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내 몸을 둘 물리적 공간을 당장 마련하기는 힘들어도 내 마음 둘 곳을 마련하기는 그나마 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에 내 마음 둘 곳은 오직 시간뿐이었으니까요. 시간은 내 노력 여하에 상관없이 어떤 아픈 기억들을 완전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희석시켜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시간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지나가지 않는 것은 없으니까요. (p.87~88) - P87

중요한 건 자신에게 찾아온 아픔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입니다. 인생에 아픔이 이유나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인생의 아픔을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이유,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 보다 발전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 이유로 남겨두지 마세요. 아픔을 보호막으로 쓰지 마세요. 그러면 나를 보호한다고 뒤집어쓴 그 아픔이 실제로 내 앞길에 장애물이 되어 삶의 고통을 가중시킵니다. - P105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만큼 인가이 무기력함을 느끼는 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력함 속에서도 계속 사랑하고자 합니다. 내가 한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에도 세상의 누구라도 붙들어, 혹은 세상 너머에 있을 신을 향하여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을 가져다달라 엎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인간은 기도하게 됩니다.
사랑이란 곧 한 사람을 향한 간절한 기도입니다.
- P117

‘오늘 그대가 먹은 음식이 내일의 그대가 된다‘는 말처럼, 오늘 그대가 돌본 마음이 내일의 그대가 될 것입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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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2 - 천하를 바라본 전쟁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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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시리즈 네번째 권으로 가장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휘몰아치는 전개에 눈을 떼지 못하고 내리 읽어내려갔다.
태자와 장공주(황제의 여동생)의 관계를 알게 된 경국 황제는 장공주를 죽이고 태자를 폐위시키려 한다.
하지만 태후에 의해 장공주는 목숨을 구하게 되고 황제는 태자폐위에 대한 천제를 지내려다가 오히려 목숨을 위협받고 만다.
황제는 태자를 폐위하고 판시엔이 다음 황제를 지목하게 한다는 유훈과 옥쇄를 판시엔에게 남기고 판시엔은 장공주와 태자가 경국 황실을 집어삼키기 전에 황궁에 도착하기 위한 필사의 탈출을 한다.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추격전과 사투를 벌이고 겨우 도착한 경국 수도 징두.
하지만 이미 황궁과 군대 등은 장공주와 태자의 손에 넘어가 있었고 대리청정을 맡고 있던 태후는 경국의 평안만을 위해 황제의 유훈을 보지도 않고 태워버리고 태자를 황제로 세우려한다. 그러면서 태후는 판시엔과 관련된 사람들을 황궁으로 불러들여 인질로 삼는다.
판시엔은 대황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함께 인질구출작전을 벌이고 황궁을 장악한다.
하지만 판시엔의 계획을 눈치채고 미리 황궁을 빠져나간 태자와 장공주.
태자와 장공주와 훗날의 이익을 위해 2황자는 경국 군대와 금군 등 자신들의 편들을 모아 황궁을 공격한다.
판시엔과 대황자의 5천 병사와 반란군 3만여명의 숨막히는 전투가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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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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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죽음은 내 안의 모든 걸 산산이 부서뜨렸다.
마음만 남기고.
네가 만들었던 나의 마음. 사라진 네 두 손으로 여전히 빚고 있고, 사라진 네 목소리로 잠잠해지고, 사라진 네 웃음으로 환히 켜지는 마음을. - P13

나는 관들을 오래도록 응시했다. 내게 소중한 장면이다. 나는 이 이미지를 내 곁에 간직하고, 내 옆에 잡아둘 수 있는 빛을 찾는다. 너에 대해 씀으로써 그 빛을 찾는다. - P20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죽음은 게걸스러우며,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것뿐이다. 마치 보물을 낚아채는 도둑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눈이 텅 비고 목소리가 꺼진다. 그리고 끝이다. 영원히. (p.29~30) - P29

죽음은 예측할 수 없고, 어디에서든 불쑥 나타나 우리에게 다가온다. 네 죽음의 소식은 단속적인 작은 음들로 내게 전해졌다. 그때마다 소리를 들었고, 알았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건 마치 네가 주소도 남기지 않고 외국으로 떠나 편지를 보낸 것과 같았다. 너는 잉크도 종이도 없는 ‘그곳‘에서 무엇이라도 사용하여 편지를 쓴다. 네가 좋아하는 고광나무꽃이나 제비꽃 향으로, 움직이는 빛의 이미지로, 혹은 오늘, 텔레비전에 나온 나무들 사이의 오솔길 이미지로 네 죽음을 생각하면 왜 이토록 여린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일까. 그건 실제의 나무도 아니었는데, 단지 색조의 점들이 화면에 띄운 이미지일 뿐이었는데. 그리고 난 다시 깨달았다. 우리가 더는 함께 산책하지 못하리란 것을, 아카시아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네 웃음소리와 이별했음을. 이렇게 나는 매일 깨닫는다.
- P45

사랑을 말할 때 사랑의 단어가 늘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겁거나 가벼운 말, 심각하지 않은, 절대 심각하지 않은 무겁거나 가벼운 말, 눈물과 웃음이 필요할 뿐이다. (p.47~48) - P47

죽은 자들에게 말하는 방법은 수천가지가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단 한 가지뿐이다.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 - P49

너를 둘러싼 삶은 휴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가 쉴 수 있도록 죽음이 있는 것이다.
- P67

주방으로 가는 복도 바닥에서 60센티미터 높이에 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인쇄된 달력을 걸어놓았다. 달력을 그렇게 낮게 걸어 놓은 걸 보고 놀라는 내게 너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앞을 지나다니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거라고, 아름다움은 다른 것들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우리를 깨우친다고 설명한다.
- P76

우리는 특정한 어느 지역에서 살지 않는다. 심지어 이 땅 위에서 사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거처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p.85~86)

- P85

나는 네가 이제는 결코 할 수 없는 것들을 열거해보았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눈을 보지 못한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라일락을 보지 못한다. 너는 이제 더는 결코 태양을 보지 못한다. 너는 눈이 되었고, 라일락이 되었고, 태양이 되었다. 거기서 너를 다시 보게 되어 슬프면서도 행복했다. 늘 그랬듯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춤추는 너, 흰빛으로 흩어지는 너, 핑그르르 세 번 돌다가 공중에서 두 번 춤추는 마흔네 살의 너, 너무도 젊고 싱그러운 너. 눈과 라일락과 태양, 그리고 잉크. 나는 이제 어디에도 없는 너를 사방에서 다시 본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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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어나더커버)
나탈리 배비트 지음, 윤미숙 그림, 최순희 옮김 / 오늘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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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 없이는 사는 것도 없어.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것, 이것은 그러니까 사는 것도 아닌 거야. 우리 가족은 그저 있는 거야. 길가에 놓인 돌멩이처럼 그저 존재할 뿐이야.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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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어나더커버)
나탈리 배비트 지음, 윤미숙 그림, 최순희 옮김 / 오늘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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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다치지도 않는 영원히 사는 삶을 가끔 생각해본다.
그러나 영원히 사는 삶보다 죽음이 축복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결말은 슬프지만 영원과 죽음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인공 위니의 선택이 마음에 든다.

📚트리갭의 숲에 있는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삶을 살게 된 터크 가족과 우연히 그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 위니. 그리고 샘물을 사람들에게 팔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터크가족과 위니를 협박하는 노란옷을 입은 남자.
그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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