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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인문학 - 인간의식의 진화에서 꿈의 역할은 무엇인가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평점 :
<꿈의 인문학>>은 세계적인 신경과학 연구자인 싯다르타 히베이루 교수가 19년 동안 꿈과 수면에 대해 수집하고 연구한 자료들을 집대성 한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의 과학, 문화, 예술, 역사, 철학, 종교, 신화 등 폭넓고 깊이있는 서사가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꿈에 관한 경이롭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많고, 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료, 뇌과학, 심리학, 정신의학까지 방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사례와 비유로 쉽게 풀어쓴 대중서지만 워낙 장대한 스토리라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2주 동안 짬짬이 읽었지만 아직 438페이지를 읽고 있어서 완독까지는 100페이지 가량 남아있는 상태로 리뷰를 쓴다는 점을 고백한다.^^;;;
저자는 서파수면과 렘수면의 연구들을 짚어보며, 꿈은 과거와 미래를 융화함으로써 현재의 생존에 중요한 도구로 기능한다고 강조하며 잠에서 깨자마자 꿈을 기록하라고 권한다.
꿈 일기는 꿈에 관한 기억을 자극하기 위해 고대부터 권장되던 방법이다. 의식의 깊숙한 곳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꿈을 꾸고, 꿈을 꾸는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경험한다. 일상의 성패가 꿈의 파노라마를 만들어내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과 공명하지만 우리가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친다. 꿈은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하므로 꿈을 꾼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자면서 꿈꾼다는 것은 지각이 풍부해지고 사물 사이의 경계가 유동적으로 보이고 논리적 연결이 느슨해지고 멀리 떨어져 있던 아이디어들이 연결되고 사고가 더 흥미로워지는 것이다. 인지기능, 운동기능, 언어기능, 사회화 기능이 성숙할수록 꿈의 서사도 발전한다. 꿈의 플롯이 아무리 격렬해도 꿈꾸는 사람의 행동 반응은 거의 완벽히 억제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곧 우리의 꿈을 규정한다. 꿈은 새로운 이미지와 아이디어. 갈망, 두려움의 원천이 되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꿈이 욕구와 두려움의 충족을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꿈을 꾸는 동안 갈망과 성취, 좌절의 감정이 자주 재활성화되고, 꿈에서 실현된 것에 대한 기억이 각성 상태로 전달되어 깨어있는 삶에 잠재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꿈을 꾼 것만으로 하루 아침에 새로운 기술과 내용에 숙달된 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수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꿈속 이미지의 추상성이 증가한다. 이는 해마의 활동이 증가하여 예전 기억을 재활성화하고 최근 기억과 뒤섞음으로써 새로운 사실을 기존의 기억에 통합하기 때문이다. 꿈에서 깨더라도 신경망 활동에 대한 반향이 남아있지만 우리는 깨어있을 때 그 배경에 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것은 오감에서 오는 자극의 홍수 때문이다.
렘수면은 뉴런의 연결을 유지하고 수정하는 데 사용되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역할과 관련이 있어서 장기적으로 학습 강화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기억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재구성한다. 렘수면의 에피소드들은 밤새 길어질 뿐 아니라 갈수록 더 강렬해지며, 체온이 가장 낮을 때 가장 오래 지속된다. 개별적으로 정서적 기억을 처리하는 과정과 하룻밤을 자고 난 후 해로운 경험의 영향력이 약화하는데 렘수면이 핵심 역할을 한다. 반대로 렘수면이 부족하면 예민해지고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수면이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낮춘다는 사실, 신경 생성과 식욕 조절, 성장호르몬, 스트레스 대응에 필요한 호르몬 조절, 창의력 향상 등 수면의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만성적인 수면 박탈은 대사와 호르몬, 정서, 인지와 관련된 기능에 심각한 복합적 손상을 야기하며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두통, 뇌전증, 몽유병, 알츠하이머병, 정신증과 같은 다양한 질환의 위험 요인이 된다고 경고한다.
전쟁이나 가정의 빈곤과 과밀, 어머니의 낮은 교육 수준, 물리적이나 경제적 폭력, 과도한 업무나 학습, 스트레스도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면과 학습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언급하며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학습 전 수면이 기억 습득에 중요하며 낮잠의 강한 회복력을 설파한다. 잠(렘수면)이 부족하면 대체하거나 보충해야 한다며 수면 박탈에는 늘 부족량에 비례하는 양적 반등이 뒤따른다고 말한다.
뇌의 메커니즘을 알 수 있었고, 꿈과 깨어있는 시간의 연속성은 신선했다. 특히 하룻밤의 꿈속에서 새로운 언어나 기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해서 현실에서도 그 능력을 갖게 된다는, 정말 꿈같은 이야기는 경이롭다.
인간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의 근원인 꿈이 미래에는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은 꿈, 수면,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고, 학부모들도 수면과 학습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카페 미자모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