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털 없는 원숭이 - 인류의 짧은 역사 이야기 ㅣ 과학으로 풍덩 시리즈 2
데즈먼드 모리스 원작, 세르지오 루찌에르 그림, 고호관 옮김 / 아울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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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아이들과 국립중앙과학관_인류관에서 인류의 기원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인류의 조상으로 우리(부모세대)가 알고 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이전의 최초 인류가 발견돼서 이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최초 인류가 아니라는 설명을 듣고 과학자들이 인류의 조상을 찾는 연구는 여전히 활발하게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날 아이들이 옛날엔 원숭이가 점점 사람으로 진화했는데 지금 야생 원숭이들은 왜 전혀 진화하지 않냐고 질문했던 게 생각난다.
내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여전히 궁금증이 많다. 아이들에게 좀더 쉽게 우리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왕성한 호기심에서 기인한 배움의 욕구가 여러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를 위한 털 없는 원숭이>>는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인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으로, 어린이들이 인류의 기원을 통해 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우리' 모두를 위한 '미래'와 좀더 '인간'다운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이끌어 준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1928년에 태어난 영국의 동물학자로 <<인간 동물원>>, <<맨워칭>>, <<털없는 여성>>, <<거대한 고양이>>, <<고양이 워칭>>,<<환상적인 고양이>> 등 수많은 저술을 남겼다.




저자는 자신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지 궁금해 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커다란 원숭이'라고 말한다. 보통 '우리는 원숭이에서 이러저러한 진화과정을 거쳐 사람이 되었어요.'라는 서술과 사뭇 다르다. 인류를 원숭이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전제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인류도 여전히 털 없는 원숭이일 뿐이다. 우리는 스스로 그들보다 슬기롭다고 여기지만 여전히 그들과 같은 포유류이다.

영장류가 최초의 포유류인 식충동물에서 나왔고, 엄청난 기후 변화로 원숭이의 일부는 숲에 남고, 일부는 더 넓은 세계로 나왔다. 초원의 원숭이는 환경에 적응하며 점점 진화해 털 없는 원숭이가 되고, 곧 우리가 된다. 저자는 시작은 같았지만 점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를 원숭이와 비교해 가며 서술한다. 원숭이처럼 우리도 자면서 성장하고, 소리로 (울고 웃으며)표현을 하고, 놀이도 하고, 싸움도 하고, 여전히 사냥(이 책을 읽기 전에 낚시를 사냥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도 한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우리는 생각을 더 깊이 할 수 있고, 말로 의사소통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그들은 식물을 먹었지만 우리는 식물을 먹고 자란 동물을 먹기도 한다.




 



서술 과정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할 수 있게 ("여러분의 집에서는 무엇을 먹나요? 여러분은 육식인가요, 초식인가요, 아니면 잡식인가요? 그밖에 다른 방식으로 먹나요?"라며) 질문을 건네기도 하고, 바른 판단을 하고, 다른 동물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한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 고학년들이 두루 읽기에 좋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고, 과학 용어를 접하며 어휘력도 키울 수 있다. 고학년들은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숨겨진 본능에 대해 알고나면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깊어질 것이다. 또한 우리가 더 나은 동물이 되기 위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까지 고민할 수 있는 씨앗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엄마가 아기를 안을 때 본능적으로 아기의 머리가 왼쪽으로 오게 안는다'는 걸 읽고 굉장히 신기했다. 생각해보니 단 한 번도 아기를 오른쪽으로 안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사소한 행동도 포유류의 본능이었다니. 둥이들이 요즘 부쩍 다투는 일이 잦아져서 신경이 곤두섰었는데 아이들은 타인과 사이좋게 지내고, 다투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속에서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받아들이면 조금은 예민하게 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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