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젠젠다, 시간이 빨라지는 주문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동현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9월
평점 :
*우리학교 출판사의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젠젠다를 외우며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라는, 사춘기의 한복판에 있는 보통의 남자 아이, 운이의 내면을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열셋부터 열여덟까지의 5년 4개월 동안의 삶의 여정을 담았다.
서울에서 공부하는 정제 형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엄마에게 아기(운이)를 맡기고 다시 떠나 버렸다. 그렇게 운이는 식당을 하는 할머니와 식당일을 돕는 정배 삼촌과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정숙이 고모와 함께 살게 된다.
운이는 18세에 단명할 거라는 점쟁이의 말에 매일 복숭아를 먹으며 시간이 빨라지는 주문을 외운다.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아빠를 대신해 삼촌과 고모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죽마고우 동수도 언제나 운이를 지켜주려 하고, 조금은 우습고 황당한 블랙 윈도우 길드원들은 늘 원이를 응원하는 또다른 가족같다.
열일곱 살이 됐을 때 운이는 다시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미리 죽기로 결심한다. ...






3~17년까지의 긴 시간을 땅속에서 유충 시기를 보내다 지상으로 올라와 여름을 알리는 매미처럼 우리 아이들도 오랜시간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세상으로 나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닐까.
독자는 운이의 냉소적 시선과 불안, 무기력, 경계와 회피에 공감과 위로를 건넬 것이다. 운이처럼 주문을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우리도 어떤 위험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가득찰 수 있다. 우리에게도 주문이 필요하지 않을까.
청소년들에겐 물론,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남학생들의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생각들과 무기력함과 냉소적인 태도를 보면서 아이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곧 둥이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홀로 견뎌내고 결국엔 허물을 벗겠지. 그때 온 마음으로 축하해줘야지.
🔖삶이란 게 다 그런 거 같아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거죠. p.20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중학교 생활은 뭘 하든 간에 만만치 않을 거라는 거야. p.35
🔖우리는 한가롭게 시간만 축내고 있는 게 아닐까. 뭔가를 열심히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잖아. p.65
🔖과연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정답일까. 좋은 대학에 가면 정확히 뭐가 좋은지 알 수 없었다. p.83
🔖주문들은 나를 도와줄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주문은 엉터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그래서 주문을 거는 거고. p.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