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
고혜원 지음 / 한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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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희원
#어둔밥을지키는야간약국
#한끼


*네이버카페 미자모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비록 지하철에선 한참 떨어져 있지만 서울 변두리의 저렴한 빌라촌 h동에는 나름의 사연을 가진,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이 살고 있다.

딸을 가슴에 묻고 슈퍼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정분, 밤새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을 꿈꾸는 민지, 부상으로 운동선수를 포기하고 경찰이 된, 불안과 자괴감을 꾹꾹 누르며 살아가는 한경.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어느새 보호 종료가 되고 홀로 남겨진 지환. 술집에서 일하느라 매일 술에 취하지마 술을 깨려고 안간힘을 쓰며 사는 란이. 엄마가 힘들게 번 돈을 쪽쪽 빨아먹으며 폭력을 행하는 엄마의 애인에게서 도망쳐 나온 윤의...

이들 모두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고 있다. 누군가는 노력대비 운이 좋아 하는 일마다 잘 풀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기도 한 불공평한 세상. 누군가는 연거푸 실패하며 실망과 좌절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잃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와중에도 희미한 빛 한 줄기로 인해 희망을 찾아 다시 달리기 일쑤다.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다르듯 삶의 밀도도 다르다. 허나 분명한 건 모두 엄청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보호는 어떤 비밀과 사연을 간직한 채 허름한 약국의 2층 주택에 살며 일몰부터 일출까지 약국 문을 연다. 무표정하고, 건조한 말투로 손님을 응대하지만 적확한 약을 건네고, 늘 손님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색다른 처방을 한다.

즐기는 사람보다 버티는 이들이 많은 시간에 불을 훤히 밝힌 야간 약국은 H동 사람들에게 접점이 된다. 그 장소에서 이들은 스쳐가고, 인연을 맺고, 상대를 돕기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게 된다. 분명 조금도 여유가 없는 삶이었으나 그들에겐 다른 이들의 소중한 삶이 보이고, 기꺼이 그 삶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자신이 놓친 범인이 인질로 삼은 자연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늘 마음 한켠이 무거운 문성은 H동의 마약 밀수범들의 아지트를 찾고 있다.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한 입양아로 살다가 집을 나와 가출팸 생활을 해오던 다인은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 어느 새벽, 다인은 피가 잔뜩 묻은 손으로 약국 문을 열고 곧바로 쓰러진다.
H동에 아지트를 둔 그 범죄 조직은 약국을 털고 뜰 디데이를 잡고 있다. ..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현대인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정신없이 휘청대며 살아가지만 잠시 멈추고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을 둘러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불평보다는 감사함을 갖고, 자신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더 애쓰며 사는 삶을 생각한다면 오늘 하루를 좀더 성실하게 채울 수도 있지 않을까.

스토리는 고요히 흐르는 듯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있고, 울컥하게 만드는 슬픔과 잔잔한 감동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 '애 쓰는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고혜원 작가는 이렇게 한 편의 영화같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물했다. 소설을 좋아한다면, 벅찬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과 어두운 밤 환하게 불을 밝히고 그들을 기다려주는 야간약국의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알아봐 주지 않아도 계속 해나가는 힘. p.100

🔖끝난 것처럼 보여도 끝난 게 아니고, 모든 건 더 나아질 기회가 있다.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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