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유시헌 ㅣ 책이 좋아 3단계
최은영 지음, 메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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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유시헌>>은 아이들이 저학년 때 읽었던 <절대 딱지>의 최은영 작가의 신간 동화책으로 고학년이 된 아이들에게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지' , '누군가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 아닌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건 아닌지'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5학년인 시아와 시헌이는 다른 성별을 가진 이란성 쌍둥이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부모님은 허용적인 태도를 가진 분들이다. 시아와 시헌이는 외향형, 내향형으로 기질은 완전 다르지만 언제나 사이가 좋다. 함께 걸그룹 춤을 추고, 초등 화장법을 다루는 유튜브 방송을 보는 걸 즐긴다. 시헌이는 핑크색을 좋아해서 옷차림도 모두 핑크빛이다. 심지어 이불까지도.
첫부분만 읽었을 때는 그림도 그렇고 당연히 시헌이가 여자아이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 편견이었음을 금새 깨달았다.

시아와 시헌이는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간 장례식장에서 사흘을 보내게 된다. 부모님이 일가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시헌이를 소개할 때마다 다들 시헌이를 보며 한 마디씩 덧붙인다. 머리는 왜 기르냐고. 여자아인줄 알았다고.
장례후 며칠 뒤, 갑작스럽게 올라오신 할머니를 기쁘게 할 계획으로 시아와 시헌이는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고, 걸그룹 춤을 추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무척 화가 나서 엄마를 나무라셨다. 왜 멀쩡한 사내를 이렇게 키우느냐고. 결국 시헌이는 그렇게나 좋아하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고, 할머니가 사주신 회색, 카키색, 파랑, 흰색이 섞인 옷을 입고, 파란색 가방을 매고, 군청색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간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시헌이는 혼란스럽다. 달라질거라며 어떻게든 이제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며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해보려고 하지만 어느것 하나 쉽지 않고 그닥 내키지도 않는다. .....

처음에 1호가 책을 혼자 읽고 화가났던지 일기장에 주절주절 화풀이하듯 일기를 써놨다. 속마음을 쓰는 일기장이라 어릴 때부터 엄마 욕을 써도 된다고, 뭘 쓰던 쓰고 싶을 때만 쓰면 된다고 했었는데 책 속의 할머니한테 분노를 표출한 모습을 보게 되다니!ㅋ

타인의 시선때문에 할머니의 방식대로 하루아침에 싹~ 바꾸는 건 절대 안될 일이다. 하지만 초5인 내 아들이 핑크색 등 화사한 색만 좋아하고, 화장을 하고, 스커트를 입고 걸그룹 춤을 추는 걸 진심으로, 진심으로 즐긴다면 어떨까? 둥이가 어릴 때부터 핑크색 이불을 덮어주고 핑크, 빨강, 노랑의 옷들을 입혀줬지만 학령기엔 초록, 검정, 회색도 입혔다. 그냥 다 골고루. 편견없는 시선을 가지고 커가기를 바라지만 시헌이 엄마처럼 핑크를 좋아한다고 온통 핑크에 둘러싸여 지내게 놔두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 항상 붙어있는 시아로 인해 시헌이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이렇게 흘러온 것은 아닐까. 어린이 책인데..생각이 과하게 많아졌다.

시헌이는 자신의 취향을 일반적인 '남자 아이'처럼 바꿔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독후감상문을 써보자고 했다. "나도 핑크색 좋아하는데? 당연히 그럴 필요 없죠! 할머니가 이상해요!! "그러더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건다. "할머니! 나 핑크색 좋아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지원이가 핑크색을 좋아하는구나! 요즘에 꽃이 많이 펴서 지원이가 좋아하는 색이 많으니 기분이 좋겠네! 시커멓고 어두운 색 좋아하는 것보다 밝고 예쁜색 좋아하는게 좋지!" 할아버지는 "나도 핑크색 좋아한다. 핑크색이 예쁘지! 할아버지는 지원이가 좋아하는 건 다 좋다! 지원이랑 할아버지랑 핑크색 커플티 하나 사야겠네!"...아주 만족해하며 전화를 끊더니 연필을 잡고 독서록을 쓰기 시작했다. 근데..마무리가 안된 느낌인데..??^^;;

독후감상문을 보며 아이와 이야기도 나누었다.시헌이네 교실 모습을 되짚으며 아이의 교실 속 풍경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인간은 각자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사는 모습도 다르고 취향도 각양각색이다. 모두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을 놀리거나 괴롭히거나 헐뜯기도 한다. 시헌이의 반 친구 중 일부가 기분 나쁜 웃음을 짓는 것처럼. 이건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아이가 더 잘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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