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멈출 수 없는 우리 2 - 세상은 왜 공평하지 않을까 ㅣ 멈출 수 없는 우리 2
유발 하라리 지음, 리카르드 사플라나 루이스 그림, 김명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11월
평점 :
<<멈출 수 없는 우리 2>>는 <<사피엔스>>의 유발하라리 교수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집필한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다. 총 4부작으로 계획되어 있고, 매년 1권씩 출간될 예정이다.
채집 체험과 농사 체험 중 당신의 선택은??
농부와 수렵채집인은 생활 방식과 음식만 달랐던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도 달랐다.
우리 조상 수렵채집인은 수백만 년 동안 작은 무리를 지어 살며 숲을 자유롭게 누비며 살았다. 그들은 누군가를 지배하려들지도 않았고, 전쟁을 치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농사를 시작하면서 삶이 복잡해졌다.
가축을 기르고, 고된 노동(농사)을 하고 만족을 미루며 살지만 농업 혁명으로 많은 질병과 걱정이 생겨났다. 또한, 인간은 점차 큰 도시와 왕국을 세우고 다른 존재를 지배하려 들었다.
누군가는 세금을 거둬들이고 누군가는 세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모두가 세금을 똑같이 내는 건 불공평하다.
사람들이 규칙을 따르면 왕국이 문제없이 돌아가고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엉망이 되었다.
왜 누군가는 부자로 살고 누군가는 가난에 허덕이는지, 어떤 이들은 명령을 내리고 어떤 이들은 시키는 대로 일만 하며 불공평한 규칙을 따르는지, 학교에서는 왜 시험을 치르고, 어른들은 왜 세금을 무서워하는지..등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공평하지 않은 세상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고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이야기 한다.
#이책의장점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 역사적, 과학적 사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 들려주듯 서술한다.
✔대화체의 구성이 많아서 이해가 쉽다. 특히 해골이 들려주는 뼈때리는 대화는 정말 재밌으면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다양한 폰트와 이해를 돕는 삽화와 컬러풀한 지면의 구성으로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세상이 왜 공평하지 않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 준다.
✔세상을 존재하게 하는 이야기의 힘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바꿀 사람은 너(어린이)뿐이라는 걸 인지시킨다.
✔163페이지 정도지만 중학년 아이가 한 호흡으로 읽어내기엔 다소 부담스러운데 책 가름줄이 있어서 유용하다.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의 글을 통해 아이들이 인문학적 사고와 비평적 글쓰기를 접할 수 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98쪽 노예 아이의 말을 곱씹어 읽었다. 자유롭지 못한 노예아이의 말이, 어릴 때부터 학습적으로 뒤쳐지면 안 된다며 책상앞에 앉기를 강요당하고, 학원과 학교와 집에 갇힌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우리의 조상인 수렵채집인들은 자유롭게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지냈는데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좁은 공간에 모여 그저 누군가가 던져주는 지식만 받아먹어야 하고 누군가가 만들어둔 놀이공간 안에서만 놀아야 한다. 게다가 보호라는 명목으로 늘 누군가의 눈이 따라다닌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보다 보호자의 허락과 감시가 필요한 일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원래 영특한 뇌를 가졌지만 좁은 우리 안에 가두고 던저주는 먹이만 먹게 두니 결국 대소변 범벅이 되어 지저분한 환경에서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돼지와 무엇이 다를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때, 사회를 구성하는 직업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힘', '돈' 등을 갖기위해 부모들은 아이가 점점 더 어릴 때부터 '좁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린다. 지금 노는 대신 당장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현실의 경쟁과 그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경제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다.
이런 경쟁은 '아이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에게서 시작되는 것일까? 제도의 문제일까? 과연 언젠가는 해결될 수 있을까?
#책속의한줄
농부로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미래를 걱정하며 눈앞의 만족을 미뤄야 했어. 지금도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지.
너는 가끔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네 인생, 친구, 취미와는 아무 관계도 없으니까.
밖에 나가 놀면 정말 좋을 텐데, 그래도 너는 자리에 앉아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지. 왜냐하면 일종의 농부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기 때문이야.
학교는 네게 만족을 미루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그건 엄마 아빠가 네 앞날을 걱정하기 때문이야.
네가 수학 문제를 풀 시간에 밖에 나가서 놀면 엄마 아빠는 걱정하실 테고 너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거야. 좋은 대학에 가지도 못하겠지. 그러면 좋은 직업을 구할 수 없고 월급도 많이 받지 못할 거야. 또 네가 나이 들었을 대 좋은 병원에 갈 수 없어. 그러니 80살에 좋은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자리에 앉아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해.
인간이 이렇게 만족을 미루어 가며 힘들게 일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아. 하지만 밀처럼 농업 혁명의 덕을 본 식물들 입장에서는 확실히 잘한 일이었지.
p.73
고대 이집트는 당시 가장 힘센 왕국이었지만, 그런 힘을 갖기 위해 평범한 농부들은 고되게 일해야 했어. 네가 피라미드처럼 웅장한 건축물과 파라오 투탕카멘처럼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역사책을 읽을 때 당시에 대부분 사람들은 파라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 왕국을 이루는 대다수는 매일 고되게 일했던 평범한 농부들이었어. 그들이 생산한 식량이 왕, 군이, 사제를 먹여 살렸지. 거의 모든 역사책이 주로 왕과 군인, 사제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정작 그들이 먹여살린 중요한 농부들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아. 이건 공평하지 않아.
p.92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무도 관심 없어. 내 주인은 때때로 쉬지도 먹지도 못하게 하면서 하루 종일 일을 시켜. 나는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해. 어딘가 가고 싶어도 주인 허락을 받아야 해. 내가 무엇을 입을지, 어떤 머리 모양을 할지도 주인이 정해. 내가 말을 듣지 않으면 회초리로 나를 때리지."
"정말 슬픈 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거예요. 저는 겨우 열두 살이지만 자유의 몸이 되지 못할 것 같아요. 언젠가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싶지만 주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할 수 없어요."
p.98
문자를 읽고 쓰는 법은 다들 배울 수 있지만, 어느 서류가 어느 서랍에 들어가는지까지 아는 사람은 관료뿐이야. 이것이 남들이 전혀 갖지 못한 그들만의 힘이야. 관료는 문서를 찾을 수도, 또 문서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어. 이것이 바로 관료가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는 방법이야.
p.113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은 대부분 관료의 손에서 계획되었어. ...지금도 많은 일들이 관료의 손에서 계획되지. 그들이 없으면 도로와 공항, 병원을 건설할 수 없을 거야. 심지어 네가 다니는 학교에도 관료의 손길이 닿아 있지. ....
관료는 네 시험 답안지를 읽지는 않아. 그건 선생님의 일이야. 그런데 선생님은 시험을 치른 후 너에게 성적표를 줄 거야. 그리고 학년말에 또 다른 성적표를 주지. 이 점수는 숫자야. 선생님은 이 숫자를 관료에게 보내. 그러면 관료가 그 숫자를 서랍에 정리해 두었다가, 너에 대한 온갖 종류의 일을 결정하는 데 사용하지. ... 네 미래는 관료들과 그들이 서랍에 보관해 둔 종이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아. 이처럼 관료는 엄청난 힘을 지녔어. 아마 마술사와 마법사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 거야. 그럼, 관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114
사람들이 따르는 규칙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해도 그 규칙을 바꾸기가 쉽지만은 않아.p.122
집안에서나 왕국에서나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은 딱 하나. 상이나 처벌이 없어도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많아야 해. 그런데 왜 사람들은 스스로 규칙을 지킬까? 그건 그들이 규칙을 믿기 때문이야. 그것이 바로 모든 성공적인 규칙의 비결이지. 사람들이 규칙을 지키는 이유는 규칙을 믿기 때문이야. 규칙을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난한 사람과 노예, 달리트가 그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규칙마저도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이야기야!
p.128
끔찍한 이야기가 아직도 통하는 곳들이 있어. 혹시 네가 사는 나라에도 어떤 사람들은 불결하고 냄새나고 더럽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놀거나 음식을 나눠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p.138
사회를 하나로 묶는 큰 이야기를 우리가 믿을 수 있게 된 비결이 바로 의식이야. 그래서 의식은 지금도 옛날만큼이나 중요해. 예를 들어, 오늘날 사람들은 자기 나라 국기를 볼 때 가슴이 벅차 올라. 국가는 신과 공통점이 있어. 둘 다 보거나 만질 수 없지. 옛날에 신을 믿게 하려고 조각상을 만들었듯이 지금은 국가를 믿게 하려고 국기를 만들어. ..사람들은 온갖 의식을 치르면서 자기 나라 국기를 특별하게 느끼게 돼.
p.145
달러, 미국, 고대 이집트 같은 것들이 꿈이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야. 실제로 공동의 꿈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센 것이지. ..이런 꿈은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기도 해. 심지어 수천 년 동안 이어지지. 사람들은 죽지만 그들의 꿈은 그대로 있어. 자식과 손자들이 같은 꿈을 계속 꾸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죽은 사람들의 꿈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지. ..우리가 새로운 꿈을 생각해 낼 수도 있어. 그래서 언젠가 우리가 죽으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 꿈속에서 살아가겠지.
p.151
이야기가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아무리 많은 사람이 그 이야기를 믿는다고 해도, 그건 그저 이야기일 뿐이야. 우리는 죽은 사람들의 꿈속에 갇힐 수도 있지만, 거기서 나갈 방법이 있어. 이야기는 도구야. 매우 쓸모 있지만,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을 돕는 대신 비참하게 만든다면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짐짓 중요하고 복잡한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해봐야 해. '이 이야기 때문에 괴로운 사람이 있을까?' 어떤 이야기가 쓸데없이 많은 사람을 괴롭힌다면 우리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 우리의 슈퍼 파워를 이용해서 그 이야기를 바꿔야 해. p155
나쁜 이야기를 바꿔야 한다면, 그 일을 할 사람은 어린이뿐이야. 네 어깨가 무겁다는 뜻이지. 그리고 네게 큰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해. 꼭 기억해 둬. 어떤 이야기를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이렇게 질문해보면 돼.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건 아닐까?' 어떤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면 일단 조심하는 게 좋아. 그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왜 그런지 들려 달라고 부탁하면 더 좋지. 그런 다음에 마음과 귀를 열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봐.
책에는 몇 명의 '부모'가 있을까? 너는 아마 글을 쓴 작가 한 명, 또는 삽화를 그린 화가와 함께 두 명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실제로 한 권의 책이 출간되려면 책 표지에 인쇄된 이름 말고도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해.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이 수많은 장소에서 작가인 내가 할 수 없고 할 줄도 모르는 많은 일을 했어. 그분들이 없었다면 <멈출 수 없는 우리> 시리즈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거야. ....
나와 이 책을 '함께 낳느라' 애써 준 '부모들' 한 명 한 명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어.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절대 해내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 그분들의 고생을 알아주는 것은 세상을 눈곱만큼이라도 더 공평하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_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