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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뇌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동기가 바로 모든 행동의 열쇠다."
p.135
<<뇌1,2>>의 작가는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타고난 글쟁이인 그가 2002년에 출간한 책인데 20여 년만에 새로운 판형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그는 2016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에서 소재를 얻었을까? <<뇌>>는 인공지능 컴퓨터 디프 블루IV와 신경외과의사 사뮈엘 핀처가 체스 경기를 펼치고 결국엔 사람이 챔피언을 거머쥐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핀처는 승리의 그날, 약혼녀 나타샤 아네르센과 사랑을 나누다 죽어버린다. 나타샤가 범인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나타샤 본인조차도 자신 때문에 핀처가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었다가 과학 저널리즘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이지도르와 잡지사 과학부 기자 뤼크레스는 다른 범인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장루이 마르탱과 핀처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르탱은 사고로 한 쪽 눈과 뇌만 깨어있는 리스환자인데 핀처의 도움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서 많은 지식을 흡수하며 삶의 다른 국면을 맞는다. 그는 핀처를 놀라게 할 만한 최신 연구들을 찾아내며 친구가 되지만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 아테나와 자기 본연의 의식이 혼재된 상태가 된다. 인공지능에도 과연 의식이 있는 것일까.
핀처와 마르탱은 우리 뇌의 한 부위, 쾌감 중추에 전기 자극을 가함으로써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 부위를 <최후비밀>이라 명명한다.
인간 의지의 소멸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최후 비밀의 발견은 과연 어떻게 될까?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듯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뇌>>의 등장인물들은 얽히고 섥혀 이야기를 주도하고 마침내 생각지도 못한 결론에 다다른다. 책장을 덮으며 <한동일의 라틴어 인생문장>의 한 글귀가 떠오른다.
"우주뿐만 아니라 인생의 별에 이르는 길에도 언제나 고난이 뒤따른다. 고난을 직면하고 견뎌내는 이들은 결국 자신의 별에 가 닿는다. 역경에 짓눌려 별에 이르는 길을 잊지 않기만 한다면."
이야기의 구성은 현재와 과거를 병렬로 서술하며, 오디세우스 신화(트로이 목마, 키클롭스, 카리브디스와 스킬라, 이카로스의 날개, 세이렌의 유혹 등)를 바탕에 두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작가의 상상력과 추리적 기법, 과학과 신화를 오가며 흥미를 일으키는 글의 전개도 경이롭지만, 이세욱 번역가가 설명해주는 상세한 각주와 '손모아장갑'등 번역하는 어휘선택의 세심함에 경탄했다. '십상', '생급스럽다'등의 어휘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달리의 그림을 찾아보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저자는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인간의 '동기'에 관해 침잠한다. 김종원 작가님이 독서란 '멈출 곳을 찾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급박하게 흐르며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속에서 끊임없이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학지식들과 미래에 펼쳐질지도 모르는 디지털 세상의 모습들에 대해, 미래의 인간을 위한 인공 지능 프로그램의 힘에 대해, 인공지능과 인간다움, 인간의 가치들에 대해, 리스환자의 고통과 인간 불멸의 가능성에 대해, 아이들이 무엇엔가 열의를 보일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나는 과연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게 되는가에 대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책속의 한줄***
모든 기계에 저마다의 사용법이 있듯이, 사람을 움직일 때도 그 사람에게 맞는 방식이 있습니다. 요는 그를 움직일 수 있는 주된 지렛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어린 시절이 어떠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 시절에 그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야야 한다는 것입니다.
뇌1.p.69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밖에 없다. 행위와 말과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말은 행위보다 강하고 생각은 말보다 강하다. 무엇을 짓거나 허무는 것은 행위이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광대함 속에서 그것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인류의 역사는 환호성 속에서 건설되었다가 눈물 속에서 폐허가 된 기념물들의 연속일 뿐이다. 그에 반해서 생각이란 건설적인 것이든 파괴적인 것이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무한히 퍼져 나가면서 무수한 기념물들과 폐허들을 낳는다.
뇌1. p.210
학교와 우리 부모와 우리 주위 사람들은 이 세계를 해독하는 틀을 우리에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세계의 참모습을 변형시키는 그 프리즘들을 통해서 모든 걸 바라보지요. 그 결과, 아무도 이 세상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미리부터 보고 싶어 하던 것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모습이 우리의 선입견과 맞아떨어지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계를 다시 그립니다. 관찰자가 자기 관점에 따라 자기가 관찰하고 있는 것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뇌1. p.233-234
꿈은 우리 자신을 다시 포맷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매일 밤, 수면 중에 급속한 안구 운동이 일어나는 이른바 역설수면의 단계 동안 우리는 이미지들과 관념들을 받습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낮 동안에 우리를 속박하려고 했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우리는 꿈을 빼앗기면, 우리의 모든 지적인 힘을 잃어버립니다.
뇌2. p.14
우리는 어쩌면 너무 똑똑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자꾸 나아가는 것을 멈추고 우리의 현상을 점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뇌2. p.52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임무만 수행하던 컴퓨터가 이제 고상하고 창조적인 임무에 접근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컴퓨터들이 인간의 지도를 받지 않고 정보 공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셈이다.
p.178
뇌를 많이 쓰고 공부를 많이 하면 우리 뉴런의 접속 상태가 점점 좋아지죠. 뇌에 지식과 정보라는 영양을 많이 공급하면 할수록, 뇌는 점점 강해지는 겁니다.
뇌2. p.167
우리는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점진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돼요. 오래전부터 당근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당나귀에게 갑자기 당근을 주면, 당나귀는 곧 걸음을 멈출 겁니다.
뇌2. p.252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목표다. "
뇌1 p.23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