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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꾸던 고고학자의 꿈을 이루고, 새로운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강인욱 교수님의 신간이다.
개인적으로 고고학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고고학자가 쓴 책은 처음 읽었다. 마음 한구석에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 같은 편견을 가진 채 책장을 넘겼는데 나도 모르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었고, 지겨울 틈 없이 새로운 자료를 찾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고고학자야말로 진정 미래를 꿈꾸는 직업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수긍이 갔다.
먹고 즐기고 욕망하고 죽음을 마주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처럼 '잔치, 놀이, 명품, 영원'의 4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서른두 가지의 유물에 스토리를 입혔다.
저자는 유물의 본질을 밝혀내고, 세계의 다양한 문화의를 아우르며 과거와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까지 내다본다. 고고학도 역사의 한 줄기라서 '역사를 공부하면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이 늘 강조하시는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한국과 중국의 '김치 원조'에 대한 논란에 대해) 음식 문화를 설명할 때 중요한 것은 기원이 아니라 그 음식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떤 식으로 적응하며 만들어져왔는지를 살펴야 한다. 음식은 영향력이 강한 문화중 하나이기에 음식에 민족적 자부심을 얹는 것은 세계 공통 현상이며 단순히 그 음식을 가장 먼저 만들어 먹었다고 해서 세계가 그 음식을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기억하지는 않는다. 원조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편적 가치이다.
일본조차도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절임채소 '파오차이'에서 왔다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종지부를 찍어주니 속이 다 시원하다.^^
러시아의 노브고로드에서 발견된 유물이자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물인 '온핌'이라는 아이가 쓴 필기 뭉치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끄적끄적 낙서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교과서나 교재 여백에 낙서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는데 훗날에는 이런 낙서조차 유물이 될 수도 있다니!^^
지구온난화로 인해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몽골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악 초원의 알타이 지역에는 현재 수천 개의 파지리크 고분들이 남아있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발굴하지 못하고 매장된 상태로 보존중이었는데 지구온난화로 영구동결대 얼음이 녹아버리면서 알타이 지역 문화유산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지만 땅속에 묻힌 문화유산의 소실에까지 영향을 끼칠줄이야.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그동안 박물관에서 유물을 보더라도 기껏해야 무엇에 쓰였던 물건인지, 그 당시의 생활상이나 문화정도 생각했었는데 고고학자의 시선을 빌려 유물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깊고 넓게 지식을 확장시키는 방법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바라보며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모습도 지금 우리가 배워야하는 태도가 아닐까.
책을 읽으며 두어 달 전에 강화도 여행을 하며 보았던 고인돌이나 작년에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봤던 영화 '토우대장차차', 코로나가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가서 오디오해설을 들으며 꼼꼼하게 보고 느꼈던, 발굴 100주년 특별전시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의 전시를 본 날이 생생하게 떠올라 아이들과 더 자주 유물도 보고 추억도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더불어 가끔은 아이에게<<세상 모든 것의 기원>> 한 꼭지씩 꼭 읽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