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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말모이, 한글을 지킨 사람들
김일옥 지음, 김옥재 그림 / 스푼북 / 2023년 10월
평점 :
요즘 우리는 영어에 쏟아붓는 관심과 열기에 비해 우리말과 글에는 무심한 듯 하다. 외국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을 높게 평가하고 한글을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우리는 되려 한글을 배제한 채 외국어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국어보다는 외국어 공부에만 힘을 쏟는다. 우리 민족이 스스로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인식하지 않고 제대로 사용하려 애쓰지 않는다면 세계속에서 한글의 위상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전명 말모이 한글을 지킨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는 공정한 원칙 정의>, <전염병을 잡아라>, <지구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신비한 지식 백화점 경제> 등의 책을 쓴 김일옥 작가님의 글과 일러스트레이터 김옥재 작가님의 그림으로 출판된 책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 비록 나라를 빼앗기더라도 정신만은 빼앗길 수 없다는 주시경 선생님의 굳은 의지와 결심으로 말모이 운동을 전개하고, 전국 각지의 우리 국민들의 작은 보탬들을 모으고 모은다. 조선어 학회는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오랜시간 동안 이렇게 모인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킨 이야기를 자세히 담고 있다.
1장의 '조작된 사건' 이라는 제목처럼 일본은 옷차림이 불량하고 조선식 이름을 쓴다는 이유로 박병엽을 잡아가고 가택 수색을 하여 거의 모든 물건을 압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병엽을 구속할 꼬투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박병엽의 조카 일기장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화살이 그 일기장으로 향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억지스러움 끝에 결국 조선어 학회의 정태진을 구속하기에 이른다. 이를 시작으로 조선어 학회 사람들 줄줄이 구속되고 사전 편찬은 실패로 돌아갈 판이 되었다.
조선어 학회는 1927년부터 사전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극로가 조선어 학회에 들어오자마자 '조선어사전 편찬회'를 만들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후원을 받는다. 북촌 한옥마을을 지켜낸 민족 운동가이자 건축왕 정세권이 1935년 화동에 이 층 건물을 지어 조선어 학회에 기증하고 이우식은 '조선 양사원'이라는 장학 재단도 만들고 적극 후원한다.
전국 각지의 생활 용어를 모으는 말모이 운동이 시작되고, 의견 조율을 시작한다. 삼 년에 걸쳐 총 433시간 125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1933년 드디어 한글 맞춤법이 통일되었고 오랜 논의 끝에 1936년 10월 28일 한글날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으로 발표한다.
1948년 8월, 일본에 폭탄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에서 떠나게 된다. 수감됐던 조선어 학회 학자들은 재판을 하루 앞둔 날이자 해방 이틀 뒤인 8월 17에 함흥 형무소에서 풀려난다. 모두 제 발로 걸을 수 없어 들것에 실려 나와 바로 함흥역으로 가서 열차에 탄다. 열차 지붕 위까지 가득 찼던 열차였지만 사람들이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분들"이라는 외침을 듣고 기꺼이 자리를 양보했다. 나중에 보니 그 열차가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기차였다고 한다.
1945년 11월, 해방후 혼란속에서도 이들은 우리의 첫 국어 교과서 <한글 첫 걸음>, <초등국어교본>을 발간됐다. 하지만 1950년 6월 25일 6.25 전쟁이 일어났고 사전 편찬 작업은 중단 되었다가 휴전 후에 다시 진행됐다. 이승만 대통령의 한글 맞춤법 간소화 지시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되지만 조선어 학회는 나라에 진정서를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마침내 1957년 10월 9일 한글날, '애국심의 혼화요, 피의 결정이요, 고난의 알맹이'인 <조선말 큰 사전>이 완성된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우리말 사전 편찬에 성공하는 스토리와 여러 인물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적인 장면들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꽤 유쾌한 내용도 있어서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의의와 함께 한글을 지키려고 애쓴 학자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나눌 이야기도 무궁무진하다.
초등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아이들과 영화로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