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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맛 사탕 - 자꾸만 신경 쓰이는 맛 ㅣ 사탕의 맛
이네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왜 다들 그런 시기가 있잖아.
온 세상이 한 사람으로 가득 차 버려서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
<연두맛 사탕>은 그래픽 노블이다.
그래픽 노블이라서, 우리 모두가 통과했던 시절의 이야기라서
후루룩 몰입해서 얼마나 금방 읽었는지 모른다.
근데 다 읽고나니 생각과 추억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한참을 옛날 생각에 빠져 있었다.
모든이가 겪어봤을 묘한 설레임의 날들. 눈빛 하나에 손짓 하나에 설레였다가 실망했다가 세상도 무너졌다가. 그 때는 왜 그게 세상의 전부처럼 여겨졌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된 현수와 지우를 상상해본다.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에 잠깐 들려오는 어떤 음악소리나 누군가가 건네준 사탕 한 알에 서투르고 서두르기만 했던 십대의 작은 추억이 떠오르겠지. 조각으로 남은 아련한 기억이지만 그 시절을 버티게 해줬던 그 소중한 기억을 잠시 추억하고 다시 단단하게 마음 먹고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그랬으니까.
이제는 씨가 말라 회생 불가한 영역의 그 감정.
나에게도 언젠가 있었던 그 퇴화한 감정의 불씨를
오랜만에 심폐소생할수 있었던 아주 간질간질한 책이었다.
당분간은 몰래 감춰둔 쿠키통에서 하나씩 야금야금 빼먹듯
괜시리 건조하고 칙칙한 어느 날 또 꺼내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