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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물어보렴 - 신비한 어른 말 사전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28
다비드 칼리 지음, 노에미 볼라 그림,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0년 4월
평점 :
어린이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렇다면 어른은 완전한 존재일까? 우리 모두는 그렇지 않다는것을 잘 알고있다. 그러나 어린이가 불완전하다는걸 다 아는 어른들은 종종 어린이의 질문이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어른의 문법으로 차단해버리고 만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완전한 자신의 미숙함과 사려깊지 못한 속내를 당당하게 드러내는데 말이다.
'아빠한테 물어보렴' 은 이렇게 대책없이 당당하기만 한 어른들에게 그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알려주고 있다. 아이와 읽다가 큭큭 거리고 웃고, 잠깐 뜨끔하기도 하다가 결국은 한 소리 듣고야 만다. "엄마도 맨날 이렇게 얘기하잖아!"
완벽하게 어린아이들에게 빙의한듯이 온당하지 못한 어른들의 말과 태도를 꼬집는 다비드 칼리는 이젠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다. 이름 만으로도 책을 뽑아드게 만드는 경지에 다다랐다. 노에미 볼라의 동심처럼 통통 튀는 색감은 놀랍도록 아름답다. 의외로 이 책에서 가장 놀라운점은 번역인데 어떻게 이렇게 하나의 단어나 문장도 번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마치 한글로 씌여진 책인듯 술술 읽히는지. 각고의 노력을 했을 번역자의 노고가 느껴진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 지으며 읽게되는 만듦새가 좋은 책을 만나 행복하다. 반드시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내가 해본적 없는 말이 있기는한지 꼽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