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비올라의 질문과 아빠의 다정하지만 결코 얕지 않은 대화로 찬찬히 독자를 이끄는 책.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의 색'으로 칼같이 나누어진 세상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무의미하며, 상업적 마케팅이 만들어낸 짧은 착각에 불과한지 차근차근 짚어낸다. 하지만 책이 도달하는 진짜 목적지는 단순히 색깔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있지 않다. 아빠의 따뜻한 언어로 풀어내는 대화의 끝에는 '남성성'이나 '여성성'이라는 경직된 프레임을 넘어, 아이를 한 사람의 온전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깊은 양육자의 시선이 닿아 있다. 양육자로서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생각하게 되고 배우게 되는 좋은 작품이었다.우리는 아이에게 어떤 색을 칠해주려 애쓰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는 이미 자신만의 무한한 스펙트럼을 품고 태어난다. 분홍도, 푸름도 아닌 ‘저마다의 고유한 빛깔’을 세상에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자 자유임을 이 다정한 대화록은 조용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