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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말이지…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8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맥 바넷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평점 :
아기들은 졸리면 왜 그렇게 울까 많이 생각한적이 있다.
잠들기를 어려워하는 내 아이 때문이기도 했지만
졸리면 자면 되는데 왜 울지? 라는 단순한 질문에 한참을 생각했었다.
전문가들의 글을 많이 읽고
아기들은 잠드는게, 졸린게 무섭고 두렵다는걸 알게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잠자리는
아이와 어른 사이에 가장 이야기가 많이 생겨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잠에 들었다는 나의 엄마 세대도 그렇고
잠자리 책읽기나 노래를 듣는 요즘의 아이들까지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늘 그렇듯
빨리 잠들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알지도 못한채
황당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늘 반짝이고 재치있는 글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맥 바넷은
이 황당한 질문에 이런 예쁜 대답을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작가도 아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시절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는 작가의 이력을 생각해보면
그는 늘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이런것들을 궁금해 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반짝이는 글을 한 편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만드는건
놀라운 이자벨 아르스노의 그림이다.
아이의 어두운 방을 표현하는 톤다운된 남색과 그림자,
아빠의 대답이 만들어내는 상상의 세계에 나타나는 화사한 색상들.
해파리, 나비, 물고기, 새, 공룡들은 왜 그렇게 사랑스러운 색인지!
한 명의 이름만으로도 존재감 있는 두 작가의 만남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폭발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뉴욕 타임즈 선정 그림책은 늘 믿고 볼만하지만
원서가 발매되자마자 서둘러 번역본을 내어준 시공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오늘밤 내 아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이지만 황당한 질문에
나는 어떤 대답을 해 줄지 고민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