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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와 벽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2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틸리와 벽은 우화의 거장인 레오 리오니의 1989년 작품이다.
여기 커다란 벽이 있다. 세상을 꽉 막은 벽이지만
쥐들은 태어날때부터 있었던 그 벽에
어떤 의문도 품지 않는다.
언제 생겼는지 왜 생겼는지 그리고 그 너머엔 무엇이 있는지.
유일하게 벽을 신경쓴 틸리는
그 벽 너머를 꿈꾼다.
벽을 타고 올라보려고도 하고
벽을 따라 걷고 또 걸으면 끝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나 다 실패.
그러다가 땅을 파서 벽 너머로 가게 된다.
벽 너머에는 틸리가 상상한것처럼 근사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상이 있던것이 아니다.
바로 자신과 똑같은 생쥐들이 살고 있었다.
서로의 존재를 알게되고 큰 파티를 열게되는 양쪽의 생쥐들.
이 생쥐들은 이 길을 맨처음 개척한것이 틸리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했다.
벽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 한 것이 틸리밖에 없었다는것도 놀랍지만,
틸리는 어떤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평범한 존재중 하나였다는 것은 깊은 울림이 있다. 역사속에서 항상 궁금해하고, 불편한 것을 바꿔 나가고, 큰 변화를 위해 작은 변화를 꾀한것역시 작고 평범한 존재들이었겠지. 그들이 벽 너머를 궁금해하고 벽 너머로 가겠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우리는 벽 너머를 다니는 존재로 살고 있을뿐이다.
레오 리오니가 자주 등장시키는 '쥐' 캐릭터도
힘이 약하고 평범한 약자로써의 캐릭터를 내세운게 아닐까 싶다.
내 주위에는 무슨 벽이 있을까. 나는 그 벽을 없애기 위해, 혹은 그 벽 너머를 보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