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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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생각하면 어두워요.” 이 책의 첫번째 소제목이다. 평범하게 자란 사람이 생각하는 어두운 미래와 가난한 사람이 생각하는 어두운 미래는 과연 같은 깊이를 지닐까. 어린 시절의 어둠은 자라는 동안에도, 몸이 완전히 성장한 뒤에도 영향을 준다. 지금은 어엿한 청년이 된 이 책에 등장하능 아이들은 아직도 깊은 외로움과 무기력함과 결핍을 갖고 있음이 그 단편적인 예다. 저자는 감정에 호소하지 않으며 지켜본 그들의 성장 그대로를 보여준다. 객관적인 기록과 주관적인 감상이 한데 섞여 담담한 문장을 이루어낸다. 빈곤을 오로지 사회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 좋은 정책만으로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역으로, 긍정적인 마음가짐 하나로 가난을 이겨낼 수 있을까. 금전적인 문제로 기회를 박탈당하고 몇번이나 마음이 꺾이는 일이 생기더라도 한번 울고 털어버릴 수 있을까. 이 책은 빈곤을 사회 문제만으로도, 개인의 문제만으로도 치부하지 않는다. 정부와 사회의 제도만을 해결책으로 보지 않고 개인의 내면의 강함을 키우는 일을 여러번 강조하며 무너지지 않고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사색하고 스스로 사유할 수 있어야 하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질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소개된 8명의 청년들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눈앞의 기회를 떠나보냈을지, 그리고 지금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주어진 환경 때문에 포기하고 단념하는 데 익숙해지고 자신을 탓하고 있을지 우리는 가늠할 수조차 없다. 가난으로 인해 누적된 실패와 불안감은 그들이 더욱 단단해지지 못하게 마음을 억눌렀을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바르고 성실한 영성이 말한다. 우리는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의 어려운 소리를 찾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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