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사 문지 스펙트럼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최윤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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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를 밴 채 쫓겨난 어린 소녀, 프랑스 대사관과 부영사에 얽힌 백인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전혀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집단은 ‘상실’이라는 주제로 한데 묶인다.

대부분의 고전이 그러하듯 이 책은 한 번 읽는 걸로는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의도된 듯한 불분명함과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모호함 탓에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 모호함이 우리를 책 속으로 이끌기도 한다. 뒤라스의 손길에 이끌려간 우리는 책 속에서 험난한 ‘그녀’의 여정에 동참하게 되며 그의 배고픔과 고독에 동화되기도 한다.

우리는 <부영사>를 읽으며 뒤라스의 매력을 한 단계 깊이 느낄 수 있게 된다. 뒤라스 특유의 모호성이 의도적으로 배치되어 글을 더욱 감각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결코 퍼즐을 맞추듯 이야기를 끼워 맞춰나가며 읽기는 불가능하지만, 퍼즐 조각을 찾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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