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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저자, 송섬별 역자 / 반비 / 2023년 10월
평점 :
강렬한 표지처럼 강렬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엘리엇 페이지는 이 책에 자신이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한다. 그 실타래는 어찌나 단단히 엉켜있었던지, 책을 읽는 내 마음이 힘들어질 정도였다.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은 그와 정반대의 성향에 있는 나의 공감까지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가 겪은 혼돈을 함께 겪는 기분이었다.
엘리엇 페이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성별을 원망하기도, 주변의 질타에 힘들어하기도 하면서도 결국엔 자신을 지켜냈다. 두 발짝 앞으로 나섰다가,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물러서야 할 때임을 인지하고 잠시 물러설 줄 아는 것도 커다란 용기다. 물러섰다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공간은 더 많이 남아 있다.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갈 엘리엇 페이지의 발걸음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