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날리면 - 언론인 박성제가 기록한 공영방송 수난사
박성제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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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중립이란 무엇인지, 객관성이란 무엇인지, 현재 언론은 중립과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판치는 가짜뉴스와 편파적인 보도로 인해 사람들은 매체를 100% 믿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들은 것, 본 것에 의지한다. 하지만 이럴수록 내 곁의 가짜는 더욱 진짜처럼 느껴지며 옳고그름을 가름하는 눈을 잃게 된다. 올곧고 균형있는, 진실된 보도가 가장 절실한 시대인 것이다. 주관에 의지하여 객관을 잃어버린, 강자와 약자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중립을 외치는 자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보는 박성제는 새로운 것에 빠르게 적응할 줄 알고 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새것을 수용하는 자세란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올드 플랫폼인 공영 방송계에 꼭 필요한 정신, 나아가 사회와 기업에 꼭 필요한 정신이다.

📎 “언론인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닌, 보도의 내용을 문제 삼아 수사하는 것은 언론탄압입니다. 경찰이 소환장을 보내더라도 응하지 말 것을 사장으로서 지시합니다. 압수수색에도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들은 차라리 체포되어 끌려갈지언정 제 발로 출두하지 마십시오. 만약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기자들이 끌려가면 전부 촬영하여 뉴스로 내보냅시다.”

📎 굳이 ‘기계적’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중립성‘은 피상적일 뿐 아니라 비현실적인 개념이다.

📎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언론에 ‘중립‘이나 ’객관성‘을 강조할 때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 말이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은 언론인들에게도 유효하다. ’진실 앞에 중립은 없다.‘

📎 가해자와 피해자, 피고와 원고, 합리와 불합리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대등하게 다루는 보도는 결코 '좋은 보도'가 아니다. 좋은 언론인은 중립과 객관성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시청자와 독자의 판단을 위해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한다. 어느 쪽 입장이 더 진실에 부합하는지, 더 합리적인지, 더 상식적인지 끊임없이 취재하고 기사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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