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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이정영 지음 / 북스고 / 2023년 9월
평점 :
저자는 이미 인스타에 사진으로 유명하더라고요.
인스타에 사진과 짧은 글로 많은 공감을 받고 있더라고요.
이 책은 그 사진과 글들을 더 확장해서 계절별로 묶은 에세이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에세이라 밋밋할 수 있는 부분을 사진이 특별함을 추가해 주네요.
지금이 가을이여서인지 첫 계절은 가을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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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책을 읽자니 왠지 모를 감정에 마음이 들떠있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자니 시간이 아쉽게 느껴졌다.
이 책이 나온 배경일 것 같기도 한데요.
결국 저자는 글쓰기를 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는데 글쓰기라뇨.. 대단합니다.
마음이 힘들거나 슬플 때는 일기도 써서인지 문장들이 섬세합니다.
-이윽고 가을이 떠나갑니다.
가지는 비워 내는 데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당신은 옷 한 벌이라도 더 껴입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집 앞에 날아온 큰 낙엽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 뼛속까지 작가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저자는 미용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반전입니다.
인스타에 보면 사진이 너무 멋지더라고요.
사진과 관련된 직업인가 상상했는데 미용학원에서 자격증을 이제 막 땄다고 하니.. 반전이죠?
-내가 한 선택에 후회가 없는 삶,
비록 내 하루가 느슨하게 흘러간다 해도 오늘이 떠나가기 전에 해야 하는 일들을 매일 같이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성실한 삶이라고 믿고 나아가려 한다.
이 책의 제목이 탄생한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아침부터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인지에 대한 오랜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남들이 원하는 대기업에 취직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겠죠.
-내가 만약 겨울이를 데려오게 된다면 어떨까.
나 하나 가누는 것도 버거운데 내가 이 아이를 과연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겨울 이야기에서는 반려묘인 겨울이가 나오는데요.
처음 만남이 망원동 어느 골목이었습니다.
이사 가던 주인이 버리고 간 고양이었다고 해요.
매일 가서 핫팩을 넣어주고 간식 사다 주다 보니 집에 데려오게 됐고요.
저자의 사진에는 겨울이뿐만 아니라 고양이 사진도 많더라고요.
겨울이를 만나기 전에는 고양이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는 게 신기했어요.
저자는 차가운 겨울이 좋다고 합니다.
저는 가을이 좋은 것 같아요.
적당히 선선한 계절이 여름과 겨울을 생각나게 하는 저에게는 좋은 계절입니다.
저자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기록해 보고 싶어지네요.
지금 이 순간은 지나면 돌아오지 않으니 단풍 사진을 찍으러 가볼까요.
평범한 하루도 기록을 하면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