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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 -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드림셀러 / 2023년 8월
평점 :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필가입니다.
이 책은 23년 전에 한국에 출간됐는데, 빠르게 사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준 책이었나 봐요.
그 당시에 여기저기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대학 논술 문제로까지 출제되었더라고요.
저자는 평소에도 '느리게 사는 삶'을 강조했고, 이 책은 느림에 대한 생각을 모은 에세이입니다.
2005년 타개했지만 이 책은 여전히 휴식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인기 있나 봅니다.
“ 나이가 든 후에도 많은 사람이 더 분주하게 살아간다.
그들은 구경해야 할 것도 많고, 맛보아야 할 요리도 많으며, 관광해야 할 지역도 많고, 친하게 지내야 할 사람도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은퇴를 하면 더 바쁩니다.
일한다고 못한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저자는 젊을 때나 나이 들어서 나 결국은 강박적으로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더 예전에는 은퇴를 하면 느긋이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카페에서 포도주 한잔 시켜 여유롭게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행복했지 않나 얘기합니다.
포도주 또한 느림의 예로 들 수 있고요.
담는 날에 먹을 수 없고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포도주와 느림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나태하면 결국 마비 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느린 사람은 원하면 언제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태와 느림을 혼동하면 안 됩니다.
나태는 무기력에 가까운 뜻이라면 느림은 자발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것입니다.
산책을 할 때는 느리게 즐기고 돌아가 할 일은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죠.
삶에 느림을 추가하는 것이지 나태 해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 우리가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권태, 요컨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화급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고 행복감에 젖어 즐겁게 하품을 할 수 있는 권태를 권하고 싶다.”
저자가 권하는 권태로움의 뜻입니다.
중요한 일이 없을 때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휴식다운 휴식을 하는 것!
사색을 해도 좋고, 산책, 명상을 해도 좋고요.
빨리빨리의 대명사인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이런 여유로움을 가지고 싶어서 였지 않을까요?
“ 나는 어디에서나 행복을 찾을 수 있어서 그들과 같이 서두르지도 않고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나는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무엇이 나를 행복에서 떼어 놓는지는 알고 있다.
쓸데없는 수다와 너그럽지 못한 행동, 근본에서 '헛된 것'들이 그것이다.”
“ 나는 그 책이 거의 잊히기를 기다렸고, 그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관을 힘들여 찾아야 할 때까지 기다렸다.
맛볼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은 이미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지 않았겠는가.”
느림의 삶을 사는 또 한 가지 방법입니다.
저 역시 신간이 나오면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큰데요.
저자의 말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명작만 살아남을 테니 오히려 기다리는 것이 나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겠더라고요.
모든 삶에 느림을 실천하는 저자는 대단한 것 같아요.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내용입니다.
급한 성격의 사람에게도, 느린 성격의 사람에게도 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강박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