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정원 - 산, 들, 나무, 꽃 위인들이 찾은 지혜의 공간
성종상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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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정원
인생정원


난이도: 하

추천: 조경, 건축물 관심 있는 사람,

시골 생활 동경하는 사람, 삶이 힘든 사람




저자는 조경학 교수님입니다.

얼마 전 읽은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과 비슷하지만 이 책은 조경에 집중되어 있어요.

우리가 아는 명사들이 어떤 자연 속에서 삶을 살았는지에 초점이 되어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찍어 온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휴양림이나 근처 산책로에서 걷고 싶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조경, 자연에 관심 있다면 읽어보면 좋아요.


총 12명의 정원을 사랑한 명사들이 소개됩니다.

1번으로 제가 좋아하는 헤세가 나와서 더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집에서 작업하고 살았는지 이 책 덕분에 알게 됐어요.

세 번이나 결혼한 것도요.



✅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은 명사들의 정원 생활이다.

그들의 삶에서 정원의 의미, 가치와 역할을 엿보며 우리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저자의 이 책을 집필한 의도입니다.

일반 조경에 대해 알려줄 수도 있지만, 명사들의 정원을 소개하는 소재라 더 관심이 갑니다.



✅ 정원을 '영혼의 안식처'라고 했던 헤세는 정식적. 육체적 고통을 겪을 때마다 정원일에 몰두하면서 견뎌 냈다.




헤세의 신혼집부터 여러 집들이 소개되는데요.

이 집에서 그 유명한 [싯다르타]가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바로크 양식의 러시아 궁전을 본따 지어진 집이라서 더 멋있어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결혼 후 첫 집이 더 멋있긴 하더라고요.

호수도 내려다보이고 텃밭도 있고요.

헤세 역시 힘든 시기를 정원을 돌보면서 이겨냈다고 합니다.


✅ 다산초당에서의 정원 생활이 있었기에 유배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타고난 재능을 강학과 저술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다산이 귀양가서 머물게 된 곳인데요.

말 그대로 자연 속에 지어져있죠.

늘 자연과 같이 있는 곳의 입지를 중요시 여긴 정약용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우리나라 선비, 왕들도 소개되지만

아무래도 손수 정원을 가꾼다든지, 텃밭을 일궜다는 인물은 거의 없더라고요.

보존도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서양 명사들에 비해 사진도 조금 아쉬웠어요.



✅ 괴테

"자신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또 하나의 예술"이라고 말한 그에게 정원은 충동과 열정을 다스리는 안식처였다.



괴테의 집은 너무 멋진 이유가 공원에 있기 때문이죠.

저절로 창작이 될 것 같은 풍경이더라고요.

일름공원 역시 정원에 관심 많은 괴테가 아우구스트 대공과 같이 만든 공원입니다.

끝과 끝에 서로의 집과 별장이 있고요.

또한 괴테는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텃밭에 온갖 식재료를 다 키웠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에서 사색과 명상을 즐겼기에 [파우스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소설을 창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찰스 3세

하이그로브는 어린 아들과 손자들에게 유기농의 의미와 자연과 함께 하는 기쁨을 몸소 가르치는 교육장이기도 했다.

어릴 적에 할머니에게 받은 정원이 지닌 놀라운 정서적 효용을 자신의 아들과 손자에게 깨우쳐 주려고 애썼다.




현재 영국의 국왕인 찰스 3세도 정원가더라고요.

늦은 나이에 즉위하기까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변화, 유기농법에 대해 실천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더불어 할머니에게서 배운 정원 사랑으로 정원 작가로 수상까지 받을 정도로 실력도 좋습니다.

개인 정원을 오픈한 하이그로브에는 커피 찌꺼기, 식물 부산물 등으로 만든 퇴비를 사용하며 황폐한 토양에 멋진 정원을 꾸몄다고 합니다.

사십 년 가까이 일관되게 실천 적용해 온 이곳이 찰스의 꿈과 철학, 실험정신이 오롯이 담긴 현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멋진 국왕이네요.



✅ 윈스턴 처칠

특히 정치로부터 물러나 있거나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그곳 연못은 평화와 안식을 구하는 장소였다.

작은 연못가 흰색 의자에 몇 시간이고 앉아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먹이를 주곤 했다.

전쟁과 정치 등 세상사에 치인 그를 챠트웰의 건강한 자연과 정원이 치유해 주었다.




책에서 소개된 집, 정원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일명 금수저여서 그럴까요? 태어나서 자란 곳은 블렌하임 궁이기에 말 그대로 성이고요.

앞에는 멋들어진 분수가 있어서 방문해 보고 싶더라고요.


집에 연못은 만든 것인데요.

물 데워주는 기능까지 넣었다니...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용도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챠트웰은 넓고 인공 연못, 호수도 있을 정도거든요.

공원이 내 집에 있는, 상상 그대로의 집입니다.

연못 옆 흰 의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받지 못했던 사랑을 가족들을 위한 집과 정원을 꾸미면서 보상받았던 것 같아요.

어린 딸들이 소꿉놀이할 수 있는 벽돌집을 손수 만들기도 했더라고요.



✅ 클로드 모네

그의 그림에서 꽃과 정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베르니에 정착한 이후부터 급증하기 시작하다가 생애 후반 25년간은 거의 주류를 이룬다.

이로써 모네의 예술에서 차지하는 지베르니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지베르니 집과 정원은 화가로서 모네의 디자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집 외벽은 물론 창틀, 문, 난간, 계단의 건축 요소와 손수레, 트렐리스, 아치, 벤치, 연못의 배 같은 정원 시설물까지 꽃 색깔과 잘 어울리도록 색칠했다.




화가답게 집도 엄청 화려하더라고요.

꽃 색채를 신경 쓰면 50개가 넘는 화단으로 꾸몄고요.

집의 색마저 그 꽃들과 어울리게 색칠을 했답니다.

모네는 정원을 위해 집 주변의 땅을 사서 일본식 정원도 꾸몄어요.

앞쪽은 화려한 꽃 정원이고 뒤쪽은 연못에 수련을 키우는 일본식 정원을 만들었어요.

정원사만 8명이나 되었다니.. 대단한 넓이죠?

모네 때문에 지베르니 지역이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면 정원은 몸과 마음 모두의 양식이다.

정원이 없었다면 헤세의 내면 깊은 곳에서 퍼올린 생각을 담은 글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이쯤에서 한번 우리도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내게도 정원이 있었다면 과연 내 삶이 어떠했을까?




글쓰기 관련 책에서 운동, 산책을 하면 새로운 글감이 떠오른다고 하잖아요.

비슷한 것 아닐까요?

정원 가꾸기는 적당한 노동과 명상의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현실에서는 산책을 자주 하는 것이 방법일 것 같아요.

최대한 자연을 자주 만나는 것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아요.

힘들고, 무기력해지면 근처의 숲속으로 산책을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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