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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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역개루 카페와 믹스커피 출판사 간의 서평 이벤트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범죄들은 실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범죄자들을 보여준다.

김형민 작가의 문체는 평이하면서도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기묘한 맛이 있었다.(하지만 글 속에서 너무나 많이 들어간 가치판단들이 오히려 글 자체의 가치를 해치는 듯 하지만 이는 이 글이 칼럼을 재구성한 것이니 그냥 끄덕이고 넘어간다.)

모든 사건들은 딱 네 페이지 안에서 처음엔 배경이 나오고 범죄자들의 범행과 동기가 2페이지 정도, 그들의 말로와 작가의 덧붙이는 말까지 실로 깔끔한 구성 속에서 범죄자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가 명멸해간다,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쓰여 있지만 그래도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부분은 2부 한국사를 뒤흔든 범죄의 재구성이었다. 이 책의 모든 사건들은 다 흥미로웠지만 세계의 범죄들과 한국의 범죄들을 차라리 따로따로 두 권으로 출판했으면 오히려 더 깔끔하고 통일성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범죄는 일상인들과는 다른 어느 괴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몸에 병이 들듯이 그 사회의 불합리나 모순들이 약한 부분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2부, 한국사 속의 범죄들이 더 눈길이 갔다.

주 배경이 되는 60, 70,80년대는 영화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와는 다른, 부산에서 수리남이나 나르코스를 방불케 하는 마약왕들이 오히려 유지로 행세하고 수많은 식모들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살아가는. 마치 요즈음 남미의 모습들이 불과 몇십년 전까지의 우리나라의 모습이었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다.

하지만 내가 느낄 수 있는 이 놀라움이 우리 사회가 반대로 끊임없이 자정하고 또 자정해 온 결과라는 점에서 다행함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범죄는 계속 생성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이듯, 단순히 그 범죄 뿐 아니라 그 범죄 뒤의 이면들을 보는 눈을 다시한번 깨달았다는 점에서 김형민 작가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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