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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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작가님의 <밀당의 요정>은 정석적인 로맨틱 코미디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제리안 작가가 쓴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에서 정의하는 '로맨틱 코미디는 끊임없는 결투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이 소설에서 여주 이새아와 남주 권지혁이 서로 갑과 을의 위치가 수시로 바뀌고 꽁냥꽁냥, 티격태격을 이어가면서 마치 한 편의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전 남친의 신부 대행으로 신부대기실에서 등장하는 여주 이새아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로안 웨딩홀의 모회사 성진건설의 상무 권지혁이 신부 대기실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된 둘이 조금 달달해지려 할 때 청천벽력처럼 떨어진 권지혁과 배우 전세련의 정략결혼, 


게다가 신부가 웨딩플래너로 이새아를 지목하고 이새아는 얼떨결에 전 남친에 이어 현 남친의 결혼식까지 플래닝하게 되는 전무 후무한 사태.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환장하는 사건들로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개 속에서 처음에는 의기양양, 위풍당당하게 등장했던 권지혁이 연달아 벌어지는 '똥볼'로 점점 그 그 위치가 점점 내려가고

 

전남친에 이어 현남친의 웨딩플랜까지 맡으며 처음에는 '호구'로 등장했던 이새아의 위치가 높아지며 얼떨결에 권지혁의 마음을 본의아니게 들었다 놨다 하게 하며 독자들을 높아졌다 낮아졌다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롤러코스터로 함께 끌어들인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 속에 우리의 친절하고 착한 서브남 조예찬은 실로 이새아와 권지혁 사이에서 감정의 교통사고라 할 만한 거의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져 우리에게 측은지심과 섭남앓이를 하게 한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예찬아 왜 그러고 있니를 수백번 외치게 했다.


"이새아 씨가 상처를 받는데, 내가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p276-


중간 중간 나오는 조연인 다람과 유준의 로맨스도 꽤나 달달하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열심히 살아오며 쌓인 빚으로 사랑이 다가오는데도 오히려 거부하는 유준과 그를 향해 돌직구로 달려드는 다람의 로맨스는 중간중간 쉬어가는 달달함으로 메인들의 롤러코스터와 함께 달리느라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한창 메인 남주와 여주로 인해 환상 속에서 떠돌던 시야를 다시 우리가 사는 현실로 잡아준다. (유준의 삶은 너무 현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람의 노빠꾸 직진과 호탕한 성격은 그 속에서도 우리를 피식하게 만든다.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 그럼 반말하게 해 줄게."

"그런 거 싫다면서요?"

"그럼 선후배? 멘토 멘티? 동종 업계 종사자? 뭘 원하는데?"

"누나라고 불러봐요."

                                                                          -p286-


이 소설을 한마디로 느끼자면로 마치 투움바 로제 떡볶이를 먹는 느낌이었다. 소재와 주인공 이야기 전개는 로맨스의 지극한 정석이었지만 그동안은 자뭇 피상적으로 다루던 결혼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끌어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인식에서 대척점에 있는 밀당이라는 지극히 감정적 요소와 결혼이라는 지극히 관습적 요소가 합쳐져 작품 자체의 매력을 뿜뿜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가볍게 읽으면서도 슬쩍슬쩍 엿보이는 권지혁의 비혼주의, 유준의 피혼주의, 새아의 결혼주의, 예찬의 정착주의 등 사랑과 결혼관에 얽힌 인물들의 고민은 자칫 무거워보이지만서도 한편으로는 내 마음 속에 있던 결혼관을 여러 프리즘으로 보고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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